[칼럼] 개혁주의 신앙: 성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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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재단 DMIN 스태프)

성례는 총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세례이고, 또 하나는 성찬이다. 성찬은 무엇인가? 성찬은 왜 필요한가? 성찬의 목적이 무엇인가? 이 문제를 위해 인간에 관해서 살펴보자. 편의를 위해서 사람을 총 세 부분으로 나누자. 맨 바깥쪽 부분이 육체다. 육체는 형이하학으로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물질이다. 맨 안쪽에 있는 것이 영혼이고, 영혼과 육체의 중간에 있어서 이들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뇌라고 볼 수 있다. 뇌는 물질이지만 동시에 영혼을 연결하는 형이상학적 역할도 한다. 여기에서 구원받지 못한 인간의 가장 부패한 부분이 영혼이다. 영혼이 사탄에게 사로잡혀 있어서 전적으로 부패하다. 부패한 영혼은 뇌에 영향을 그대로 미친다. 그래서 뇌는 악한 것을 생각한다. 육체는 뇌가 지시한 대로 움직인다. 살일, 간음, 폭력… 하나님은 이렇게 자연 상태에 있는 인간을 구원하기로 한다. 하나님은 당신의 선하신 뜻 가운데서 A라는 사람을 구원하기로 하면, 먼저 사탄에게 사로잡힌 그의 영혼을 찾는다. 그래서 성령으로 영혼을 살리신다. 영혼이 소생하면 그의 뇌가 선한 것을 생각하고 육체는 뇌의 지시를 받아서 선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이 구원이다.

그런데 하나님이 이렇게 한 인간을 성령으로 안에서부터 구원할 때에는 대부분 외적 방편을 사용하신다. 이것을 은혜의 방편이라고 하는데, 세 가지가 있다. 말씀, 기도, 성례다. 이 세 가지 은혜의 방편은 인간의 맨 바깥쪽에서 침투한다. 육체로부터 다가온다. 예를 들어, 말씀은 언어를 통한 하나님의 뜻이다. 이것은 인간의 귀나, 눈을 통하여 들어온다. 그래서 뇌를 거쳐 인간의 영혼에 전달된다. 하나님은 대부분 이것을 통하여 죽은 인간의 영혼을 소생한다. 같은 논리로 성찬을 생각하자. 성례 중에서 성찬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이것도 역시 사람의 맨 바깥쪽에 있는 육체를 통하여 전달된다. 시각, 미각, 청각, 후각, 그리고 촉각을 통해서 전달된다. 오감을 통해 전달한 것을 뇌를 통하여 그 의미를 깨닫고 깨달음이 인간의 영혼에 전달된다. 그러면 하나님은 성령으로 이 은혜의 방편을 통하여 영혼을 소생하고 변화하며 더욱더 건강하도록 역사한다. 이것이 바로 성찬의 목적이다. 성찬의 목적은 결국 인간의 구원이다.

이제 성찬에 관해 구체적으로 다루어 보자. 첫째, 성찬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당신이 친히 제정하셨다. 둘째, 성찬은 세상 끝날까지, 즉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지킨다. 구약의 제사는 그리스도의 초림 때까지이고, 성찬은 재림 때까지 지킨다. 예수님이 재림하셔서 천국이 완성되면 우리는 은혜의 방편으로서의 성찬이 더 필요하지 않다. 그때는 우리가 본질적으로 주님을 알 것이고, 얼굴과 얼굴을 대면할 것이기 때문에 성찬이 필요치 않다. 마찬가지로 천국이 완성되면 언어로 된 성경 말씀도 필요치 않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계시를 알고 그것을 수행할 능력과 의지가 있기에 말씀의 본질은 있지만, 언어로 된 말씀은 필요치 않다. 물론 설교도 필요 없고, 목사도 필요 없다. 셋째, 성찬은 예수님의 희생을 영원토록 기념하기 위함이다. 성찬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가견적 설교다. 설교는 언어를 통하여 할 수 있지만, 행위 예술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성찬은 일종의 행위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넷째, 성찬은 신자에게 구원의 확신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을 때에, 내 안에 그리스도가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확인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구원의 확신이 증가한다. 다섯째, 성찬은 하나님의 백성이 성화, 즉 영적으로 성장하게 한다. 세례는 평생에 한 번 베풀지만, 성찬은 자주 한다. 이는 성찬이 신자가 거룩함에 이르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을 증거한다. 여섯째, 성찬은 신자가 위로는 그리스도와 교통하고, 옆으로는 주 안에서 형제자매와 교통한다는 것을 보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