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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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횃불트리니티 총장 어시스턴트/횃불제단 DMIN 스테프)

하나님이 의롭다고 칭한 사람은 양자로 받아 주신다. 양자는 문자 그대로 친자가 아닌 사람을 입양한다는 뜻이다. 구원받은 사람이 이와 같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다. 진노의 자녀요, 마귀의 자녀이다. 원래는 하나님의 자녀였지만 하나님을 배반하고 마귀 사탄의 자녀가 되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택한 백성을 다시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주기로 작정하신다. 이 사람들을 하나님은 때가 되면 부르고 중생하게 하고 회심하게 하며 의롭다고 하고 양자로 삼아 주신다. 그러면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 하나님은 세상 모든 사람의 아버지가 아니다. 오직 구원받은 자들만의 아버지가 된다. 요즘은 하나님이 모든 세상 사람의 아버지라는 하나님의 보편적 부격을 강조한다. 이 보편적 부격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까 종교 다원론, 즉 모든 종교에 구원이 있다는 생각으로 흐른다. 하지만 하나님은 결국 구원받은 자들만의 아버지가 된다. 물론 하나님이 모든 사람의 창조자라는 점에서는 아버지라고 할 수 있지만, 인간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떠난 관계로 보편적 부자 관계는 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택함을 받아 중생하고 회심하며 의롭다고 여김을 받은 자들만이 하나님의 양자가 되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림을 받는다.

여기에서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예수님도 하나님의 아들이고 우리도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예수님이나 우리나 아무런 차이가 없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는 친자요 우리는 양자이다. 예수님의 아들 됨은 영원하고 시작이 없다. 권능과 영광에 있어서 성부 하나님과 동등하다. 반면 인간의 양자 됨은 급이 다르다. 예수님은 창조자요 우리는 피조물이다. 우리의 양자 됨은 하나님이 정해 놓으신 때에 이루어진다. 인간의 양자 됨은 신분의 변화에 의한 것이다. 그리스도의 친자 됨은 신분의 변화에 있지 않고 영원한 현재에서 본질적으로 발생한다.

우리가 양자가 되므로 인해서 누리는 특권이 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는 양자의 특권을 고백한다. “양자 위에 하나님의 이름이 기록되게 되며, 그들은 양자의 영을 받으며, 담대하게 은혜의 보좌로 나아가며,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가 있으며 불쌍히 여김을 받으며 보호를 받으며 필요한 것을 공급받으며 육신의 아버지에게 징계를 받는 것처럼 징계를 받되 결코 버림을 받지 않으며 구속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으며 약속을 기업으로 받는 영원한 구원의 상속자들이다.” (12장 1항).

첫째, 하나님의 이름이 기록된다. 하나님이 인 친다는 말이다. 너는 내 것이라고 인 침을 받는다. 둘째, 양자의 영을 받는다. 양자의 영이란 로마서 8:15에 근거한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양자의 영이란 종의 영과 반대 관계에 있다. 종은 주인을 보면 두려워한다. 담대할 수 없다. 그런데 자녀는 부모를 보면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다. 필요한 것을 요구할 수 있다. 이런 담대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래서 세 번째, 양자는 담대하게 은혜의 보좌로 나아간다. 하나님과 구원받은 사람은 왕과 백성 이상의 관계를 맺는다. 주인과 종 이상의 관계이다. 만약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가 여기에서 머물러 있다면 삭막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계는 친밀한 부자의 관계이다. 네 번째 특권으로는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다. 양자는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를 수 있는 담대한 영을 가진다. 다섯 번째 특권으로 불쌍히 여김을 받는다. 자녀가 힘들고 고난을 겪을 때 하나님은 불쌍히 여긴다. 여섯 번째로 보호를 받는다. 일곱 번째로 필요한 것을 공급받는다. 이는 기도를 통해서이다. 기도란 세상 모든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자녀만이 할 수 있다. 여덟 번째로 육신의 아버지에게 징계를 받는 것처럼 징계를 받는다. 이것은 심판이 아니라 자녀가 올바른 길로 가도록 하는 하나님의 회초리이다. 아홉 번째로 결코 버림을 받지 않고 구속의 날까지 인치심을 받는다. 자녀가 잘못을 저지르면 징계하지만 버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