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예수님의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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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논문심사위원)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사람의 몸을 입으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순종하셨다. 순종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능동적 순종이고, 또 하나는 수동적 순종이다. 능동적 순종이란 하나님이 하라는 것을 완전히 행하는 것이고, 수동적 순종은 하지 말라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아담 이후 모든 사람은 이를 지킬 수 없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부분적 순종이 아니라 완전한 순종이기 때문이다. 인간 대표로서 예수님은 이를 이루셨다.

예수님의 순종은 십자가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예수님은 영원한 성령을 통하여 단번에 자신을 제물로 드렸다. 예수님이 자신의 몸을 드린 제사는 역사 속에서 단 한 번 이루어졌다. 구약의 동물 제사는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계속해서 드렸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동물 제사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동물 제사는 실체에 대한 그림자의 역할을 할 뿐이다. 실체는 예수님의 희생 제사이다. 예수님의 희생 제사는 단번에 드려졌다. 이것은 충분하다는 이야기이다.

예수님은 자신의 단번 희생 제사로 하나님의 공의를 완전히 만족했다. 하나님은 완전한 사랑의 하나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완전한 공의의 하나님이시다. 죄에는 반드시 심판이 따라야 한다. 죄를 그냥 무시할 수는 없다. 예수님의 죽음은 인간을 대신해서 죗값을 치르기 위함이다. 그렇게 함으로 하나님의 공의가 만족이 된 것이다.

예수님은 누구를 구원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을 드렸는가? 하나님이 그에게 주신 모든 자를 위해서였다.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구원하기로 작정한 사람들만을 위해서였다. 이것을 개혁주의에서는 ‘제한적 속죄’라고 한다. 예수님 십자가 희생의 적용은 총 세가지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먼저 결과론적으로 볼 때, 세상 모든 사람이 구원받지 않고 일부만 구원받는다. 그래서 속죄가 제한된다. 결과론적 측면에서 보면 칼빈주의나 아르미니우스 주의나 차이가 없다. 그런데 구속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두 가지 관점에 차이가 발생한다. 아르미니우스 주의는 하나님이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통하여 세상 모든 사람을 구원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보면 일부분만이 구원을 받는다. 즉, 이 관점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을 구원하심에 있어서 100% 다 책임을 지지 않는다. 50%만 책임을 지시고 나머지 50%는 인간의 노력에 달려있다. 또한, 이 관점에서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심각하게 훼손된다. 하나님은 전 인류를 구원하려고 하지만, 일부만 구원받는다면,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반면 개혁주의에서는 하나님은 예수님의 속죄를 통하여 당신이 작정한 사람들만을 구원하기로 계획했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구원은 100%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그래서 개혁주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자신을 구원한 하나님에 대한 감사와 찬송이 끊이지 않게 된다. 구속에 대한 마지막 세 번째 측면은 구원의 제공 범위이다. 이것은 전 인류이다. 구원에 대한 계시와 초대는 하나님이 작정하신 사람들에게만 제한되지 않는다. 전 인류를, 전 민족을, 다 초대하신다. 그러나 인간의 부패로 말미암아 거듭나지 못한 사람들은 이 초대를 무시하고 거절한다. 하나님이 그렇게 하게 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부패한 자유의지로 말미암아 스스로 예수님의 십자가 속죄를 거절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고, 회개하지도 않고, 자신의 어두운 마음이 이끄는 데로, 사탄의 종이 되어서 살아간다. 그래서 자신의 자유의지가 이끄는 데로, 사탄이 심판 받는 곳, 곧 지옥에 도달한다. 하나님은 이런 결과에 대한 책임이 없다. 인간 자신의 부패함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하기로 작정한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영을 주고, 그 영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해서, 진리를 발견하고, 목자의 음성을 듣고,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받아들여,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고 노력하다가, 저 완성된 천국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구원에 대한 전적 공로는 하나님에게 있다. 정리하자면, 지옥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인간에게 있고 구원에 대한 공로는 전적으로 하나님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