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유효한 부르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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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논문심사위원)

한 번도 성경 말씀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의 구원에 관하여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구원의 가능성이 존재하는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답변을 들어보자. “기독교 신앙을 신봉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다른 방법으로도 구원받을 수가 없으며 그들이 본성의 빛과 그들이 신봉하는 종교의 계율을 따라서 그들의 생활을 열심히 꾸려 나간다고 할지라도 구원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이 구원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단언하며 주장하는 것은 아주 유해하며 가증된 일이다” (10장 4항).

신앙고백서는 한 번도 성경 말씀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에 대하여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는다. 다만 기독교 신앙을 신봉하지 않는 사람들은 구원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기독교 신앙이라는 것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으로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요구하는 순종을 의미한다. 이것은 여러 가지 형태로 전달 되는데, 구약에서는 제사, 성막, 음식 법 등을 통한 상징을 통해서 주로 나타났다. 하늘의 천사를 통해서 전달되기도 하고, 선지자나 사도를 통해서 전달되기도 하며, 성령께서 직접 계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하나님의 마음은 언어를 통하여 전달된다. 어찌 되었건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은 전달되어야 한다. 이것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은 구원받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 문제를 더욱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원의 개념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무엇이 구원인가? 죽어서 천당 가는 것만이 구원은 아니다. 구원은 죄로부터의 탈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사탄 나라의 백성에서 해방되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이 구원이다. 사탄 나라의 시민은 사탄의 법을 지키며 사는 것이고 하나님 나라의 시민은 하나님 나라의 법을 지키며 산다. 그러니까 사탄의 지배 아래에서 사탄의 율법을 지키는 상태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율법 아래에서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며 사는 것이 구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하나님의 율법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의 율법을 알아야 지키든지 말든지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하나님 나라의 율법, 즉,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 즉,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명령하는 법은, 인간 스스로 깨달을 수 없다. 신앙고백이 말한 것처럼, “본성의 빛과 그들이 신봉하는 종교의 계율을 따라서” 알 수 없다. 이것은 하나님이 택한 자에게 주셔야 한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법을 주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전도자를 통하여 성경 말씀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언어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 신앙을 신봉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다른 방법으로도 구원받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인간의 관점에서 설명했는데, 이제 같은 문제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누가 구원을 받는가?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이 구원을 받는다.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은 때가 되면 부름을 받는다. 이것을 소명이라고 한다. 부름을 받은 사람은 성령으로 거듭난다. 죄로 인해서 죽은 인간의 영혼을 성령으로 살리고 새로운 피조물로서 만들어 주신다. 그러면 하나님의 영이 거듭난 사람에게 거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율법을 존재론적으로 알게 된다. 본질적으로 알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구원은 보장된다. 그러나 하나님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구원이 더욱더 진행하기를 원한다. 물론 모태에서 죽은 태아의 경우나 유아기에 죽은 사람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언어를 배울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은 이 정도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구원을 이룸에 있어서 외적인 요인도 사용하게 하는데, 그것이 바로 언어를 통한 계시의 전달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택한 사람을 위해서 선교사를 보낸다. 사도행전에 보면 에티오피아 내시나 고넬료라는 이방인을 위해서 사도들을 보내어 하나님의 뜻을 언어로 전달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렇다면 서두에서 언급한 한 번도 성경 말씀을 언어를 통해서 듣지 못한 사람의 구원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하나님이 그들 중에 어떤 사람들을 구원하기로 예정했다면 구원받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예정한 자를 부르고 거듭나게 할 것이다. 그러면 구원을 받는다. 그리고 그들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지 하나님의 뜻은 전달될 것이다. 주로 선교사를 통해서 언어로 된 성경 말씀을 전달받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하나님의 율법에 순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