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하나님의 계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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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논문심사위원)

 

하나님의 완성된 계시인 성경 말씀은 사람의 영적인 욕구를 채움에 있어서 이미 충분하다. 그러므로 이 특별계시에 더 이상 다른 계시나 새 계시가 첨가될 필요가 없다. 과거에서는 선지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지만, 마지막 날에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를 통해서 말씀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계시의 절정(climax)이 있다. 예수님을 통하여 모든 성경이 완성되었다. 그러므로 더 이상 또 다른 계시나 성경이 나올 필요가 없다. 주인공이 오셔서 완성하셨는데 그것보다 한 단계 낮은 다른 종들이 새로운 계시를 받을 필요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성령에 의해서든지 인간의 전통에 의해서든지 어떤 계시도 첨가될 수 없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장 6항을 보자.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 곧 사람의 구원과 신앙과 생활에 관한 그의 모든 뜻은 성경에 명백히 제시되어 있거나 건전하고 필연적인 논리에 의해 성경으로부터 추론될 수 있으며, 어느 때든지 성령의 새 계시들에 의해서나 사람들의 전통들에 의해서 아무것도 거기에 첨가되어서는 안 된다.”

성경이 완성됨으로 계시도 완성이 되었다. 성령께서는 더 이상 새로운 계시를 주시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성령의 사역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성령께서 더 이상의 계시는 주시지 않지만, 사람이 이미 받은 계시를 잘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조명해 주신다. 그래서 개혁주의에서는 계시와 조명을 철저히 구분한다. 계시는 멈추었지만, 조명은 계속된다. 해서 신앙고백 1장 6항에서는, “그러나 우리는 말씀에 계시된 그런 것들을 구원에 이르도록 이해하는데 하나님의 영의 내면적 조명(照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며”라고 했다. 또한 성경이 충분하다는 말은 성경이 인생사에 필요한 모든 경우를 다 일일이 기록해 놓았다는 말은 아니다. 성경은 컴퓨터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주식 투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담배는 피울 것인가, 말 것인가에 관해 직접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 교회와 관련된 모든 경우에 관해서도 일일이 다 설명하지 않는다. 교회 건물이 있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예배 시간은 몇 시에 해야 하는지, 얼마가 길게 또는 짧게 해야 하는지 등등, 언급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

성경은 원리에 관해 말씀한다. 그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예가 나와 있지만 모든 경우를 다 기록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록 우리가 모든 경우를 성경에서 일일이 찾아서 대입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원리만 알고 있으면 원리에서 추론해서 자신의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다. 원리에 위배되지 않은 것은 상식에 맞게 우리가 자율적으로 적용할 자유가 우리에게 있다. 예를 들어 예배를 놓고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예배의 원리에 대해서는 말씀하셨다. 예배를 드리는 날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그러나 예배의 순서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셨다. 따라서 우리는 예배의 순서에 대해서는 상식에 맞게 성령의 조명을 따라서 창조적으로 만들어가면 된다. 그래서 신앙고백 1장 6항은 이렇게 가르친다. “또한 하나님께 대한 예배와 교회의 정치에 관하여는 인간의 행위들과 사회들에 공통적인 어떤 사정들이 있어서, 항상 지켜져야 할 말씀의 일반적 규칙들에 따라 자연의 빛과 그리스도인의 분별력에 의해 그것들이 정돈되어야 함을 인정한다.”

그런데 그 원리를 적용할 때는 건전하고 필연적인 논리에 의해서 하라고 한다. 즉 성경을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원리는 사실 상식입니다. 성경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상식으로 해석해야 한다. 많은 이단이 이 원리를 무시하고 어떤 비밀스러운 코드 같은 것을 찾았다고 자랑하면서 성경을 해석하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개혁주의에서는 바로 이 상식으로 성경을 해석하는데, 그래서 나온 성경해석 법칙이 문법적-역사적-신학적 방법이다. 언어의 문법에 맞게 그리고 당시의 역사적 및 문화적 상황을 고려해서 마지막으로 성경 전체를 고려해서 해석하라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기본이고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간다면 문학적 수사학적인 장치도 고려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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