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하나님의 언약

1981

정성국 목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논문심사위원)

 

하나님은 인간에게 어떤 빚도 지지 않는다.하나님은 인간에 대하여 어떤 의무도없다.좀더 구체적으로 말해서,하나님은 인간에게 복을 주셔야 할 의무도 없고, 사랑해야 할 의무도 없으며, 보살펴야 할 의무도 없고, 영생을 주셔야 할 의무도 없다.반면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무조건 순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것이 창조주와 피조물의 차이점 이다.

이런 상태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복과 영생을 주기로 작정하셨다. 그런데 그것을 언약, 즉 약속이라는 것을 매개체로해서 주기로 하셨다. 이 언약은 인간끼리 맺는 언약과 비교해 볼 때 특별한 점이 있는데, 그것은 쌍방이 합의하에 맺어진 언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 인간끼리의 언약은 쌍방이 합의 한다.그러나 하나님과 인간의 언약은 쌍방의 합의하에 이루어 지지 않고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맺는다.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하나님은 창조자이고 인간은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언약은 총 두 가지 나눌 수 있다. 첫째, 행위 언약이고, 둘째, 은혜 언약이다. 행위 언약이란 하나님이 아담과 에덴동산에서 맺은 언약이다. 하나님은 인류 대표의 순종을 통하여 전 인류에게 영생의 선물을 주는데, 그 조건은 선악과를 먹지 않는 것이다. 선악과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상징한다. 이 언약을 행위 언약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담의 순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말해, 이 행위 언약도 은혜 언약이다. 이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영생을 주셔야 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아담이 선악과를 먹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다고 해도 하나님이 영생을 주셔야 할 의무는 없다.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당연히 순종해야 하므로, 하나님에게 아무것도 요구할 수 없다.

그런데 인간은 이 행위언약을 이행하지 못했다. 선악과를 먹고 하나님을 배신하며 마귀를 섬기게 되었다. 이제 하나님은 약속한 대로 배반한 인간을 영원한 지옥 형벌에 처하면 된다. 그런데 하나님은 인간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서 구원해 주기로 하셨다. 그래서 두 번째 언약을 주신다. 이것을 가리켜 은혜 언약이라고 한다. 이 언약을 특별히 은혜 언약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인간의 순종을 이 언약의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미 인간은 타락해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상실되었다. 에덴동산의 아담은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실패했다. 그런데 아담 타락 이후 인간의 상황은 더욱더 안 좋다. 하나님 말씀에 순종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상실되었다. 이런 상태를 가리켜 전적 타락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인간의 어떤 행위를 요구하는 언약을 맺을 수 없다. 그래서 은혜 언약은 삼위일체 하나님 안에서 맺은 언약이다. 성부 하나님은 인간에게 영생을 주기로 작정하고, 성자를 보내 주기로 약속하며, 성자 하나님은 성부의 말씀대로 와서 인간을 위한 대속의 제물이 되었다.성령 하나님은 선택받은 인간을 거듭나게 하고 믿음 주며 성화해 준다.

그래서 하나님은 전적으로 타락한 시체와 같은 사람 중에 특정한 사람들을 예정 가운데 택하신다. 선택의 기준은 인간에서 발견할 수 없다. 선택의 기준은 하나님에게 있다. 하나님의 무한한 지혜와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 특정한 사람들을 선택하고, 선택한 사람들을 성령으로 거듭나게 하며, 거듭난 사람에게 회개와 믿음을 주고, 성화하게 해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로 약속하셨다. 따라서 은혜 언약에는 인간의 행위가 전혀 들어가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나님이 이룩하신다. 우리가 믿기 때문에 거듭나서 영생을 얻는 것이 아니다. 성령으로 거듭났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성화 되어 영생을 얻는다. 그래서 구원의 순서에는 항상 거듭남이 회심보다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