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겸손(謙遜)의 미덕(美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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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선 목사(시카고)

 

한 시대를 앞서 살아간 철인이나 지혜자의 말씀은 언제나 들어도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구약잠언을 보면 지혜자의 글에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요”(15:33), “교만은 패망의 선봉“(16:18) 이라는 말씀이 있다. 여기에서 언급된 ‘겸손’과 ‘교만’은 서로 상반되는 말일뿐 아니라 그 결과는 더 엄청나게 갈라지고 있음을 본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겸손을 논한다는 자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구시대의 도덕교과서에나 나올법한 낱말로 흘려버리고, 오늘날 종교인들까지도 외면하는 현실이 아닌가? 아무리 시대의 흐름이 초 극단 이기주의와 도덕불감증에 결려있다 해도 사회의 지도층이나 종교계는 이를 지키는 최후 보루의 사명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조국은 지금 정치적 공황시대를 맞아 탄핵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있고, 그 와중에 대선에 뛰어드는 자들의 언행에서 매일 뛰쳐나오는 소리들은 겸손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볼 수 없음이 민망스럽다.

겸손이 없다는 말은 교만하다는 말이 될 텐데,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분들의 인품에서 겸손이 사라지고 교만이 넘친다면 앞서 말한 잠언 기자의 “패망의 선봉”이라는 필연적인 등식(等式)이 성립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겸손이라는 의미는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 겸손 속에는 자신의 몸을 낮추고, 사양하고, 양보하며, 순종하는 미덕을 포용하는 중용(中庸)의 조화를 갖춘 인격의 성숙이라고 본다.

해마다 신년이 되면 크고 작은 사회의 기관들과 교회와 교계의 기관들은 새 일꾼을 뽑아 섬기는 일을 마낀다. 특히 교계에서는 하나님의 일군으로 섬김을 다짐하면서도 겸손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교만과 욕심으로 빗나가는 경우를 본다.

겸손은 일부사회와 교계의 지도자들에게만 요구되는 덕목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본적인 미덕으로 본을 보여야 할 사명이 있다고 믿는다. 우리들 크리스천에게 있어 위선적인 겸손은 배격되어야겠지만 삶의 현장에서 믿는 사람의 인품으로서의 겸손을 잘 갖추어 하나님의 영광을 들어내도록 노력하고, 견디며, 남을 존중하고, 참음으로 살 때 보다 더 밝고 맑은 사회로 변화되어 가리라고 믿으며 사람들 간의 정직한 대화와 신뢰의 문이 열릴 것이다.

위대한 사도 바울께서도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빌 2:3)고 하셨으니 그의 겸손을 다시 돋보게 된다. 바울이야 말로 혈통적으로나, 학식으로나,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자랑할 많은 것을 갖춘 분이지만 오직 예수님을 본받아 남을 존중하여 나보다 낫게 여기라고 겸손의 본을 보여주셨으니 그 바탕에는 인간의 평등과 인권의 존중과 겸손의 미덕이 덧쌓여 있음을 보게 한다.

우리들 크리스천이야 말로 성서의 근본으로 돌아가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 서로를 존중하고 성숙한 신앙적 인격의 회복을 위하여 “겸손의 미덕”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하지 않을까!(    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