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난도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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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2020년은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 힘든 해였습니다. 1월부터 시작된 신종 바이러스의 공격 때문입니다. 그후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1월 1일 기준, 전세계적으로 약 8천만명이 감염되었고 그중 약 180만명이 죽고 말았습니다.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곳 미국에선 약 2천만명이 감염되어 그중 약 34만명이 죽고 말았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기 위해, 국가들은 대외적으로는 국경을 봉쇄하고, 대내적으론 철저한 거리 두기를 실시했고, 그 결과 경제 생태계도 무너져 수많은 사람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백신 접종의 시작이 주는 희망과 변종 바이러스 출현이 가져온 염려가 혼재하고 있어 상황은 여전히 안개 속인 겁니다. 지구촌의 모든 나라가 이렇게 똑같은 문제로 몸살을 앓는 건 인류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고난은 아프고 힘든 겁니다. 그렇다고 믿지 않는 사람들과 똑같이 고난을 대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은 고난의 의미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묵상해야 합니다. 과연 성경은 고난에 대해 어떤 가르침을 담고 있는지 살펴보고, 하나님 말씀에서 위안을 얻어야 하는 겁니다.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은, 하나님께선 모든 것을 사용하셔서 당신이 택하신 백성들의 삶에 선을 이루어 주시는 분이라고 선포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 안엔 고난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난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도구인 겁니다.

요셉은 자기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형들에 의해 종으로 팔립니다. 그전까진 아버지 야곱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아주 편안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종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요셉이 겪은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을 겁니다. 애굽의 시위대장 보디발의 집에서 종으로 그리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서는 죄인으로, 다해서 무려 13년을 지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지 않았다면 하루도 견디기 힘들었을 겁니다. 서른 살이 되었을 때야, 비로소 요셉은 자신이 왜 이 고난을 당해야 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7년의 풍년에 이어 7년의 기근이 있을 것을 계시하는 바로의 꿈을 해석하고 그 자리에서 총리로 발탁되었을 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겁니다. 7년 후 닥칠 혹독한 기근으로부터 사랑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해 내시려고 자기를 먼저 애굽에 보내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하나님께서 그냥 애굽에 가라고 하셨으면 요셉은 절대 순종하지 않았을 겁니다. 야곱도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그걸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요셉을 강제로 애굽에 보내셨던 겁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선 요셉의 고난을 도구로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 즉 이스라엘의 구원을 이루신 겁니다.

하나님께선 우리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하는 아들을 십자가에서 화목제물로 삼아 죽이심으로 우리의 죄를 완전하게 씻어 주셨습니다. 고난의 이유를 아시는 예수님은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하나님 앞에 나가 두려움을 이길 때까지 기도하셨습니다. 또한 수난의 과정 중 한 마디 불평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랑하는 백성들의 구원을 위해서 주님의 고난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아셨기 때문입니다.

환난과 함께 시작하는 새해에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진리는 하나님께선 택하신 백성의 삶에 선을 이루시기 위해 고난까지도 도구로 사용하신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의 시선을 고난 자체에 두지 않고, 고난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두는 지혜로운 성도들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