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과거의 분노와 후회 그리고 미래의 불안과 걱정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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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사람들은 모두 행복한 삶을 원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삶을 무겁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과거에 대한 분노와 후회입니다. 지난날에 받은 마음의 상처를 되새기면서 분노하고, 과거의 실수를 떠올리면서 후회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일에 대하여 불안해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거나 앞으로 닥칠 미래의 일을 미리 앞당겨 걱정하면서, 현재의 삶을 불행하게 만들어 버리고 맙니다.  

“사자들이 야곱에게 돌아와 가로되 우리가 주인의 형 에서에게 이른 즉 그가 사백 인을 거느리고 주인을 만나려고 오더이다. 야곱이 심히 두렵고 답답하여 자기와 함께한 종자와 양과 소와 약대를 두 떼라 나누고”(창32:6-7) 여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야곱이었습니다. 그는 “덜컥 겁이 나고 걱정이 되었”(창 32:7 공동번역)습니다. 무엇이 그를 두렵게 만들고 있습니까? 그는 앞으로 그에게 닥칠 불안한 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으로 답답해 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그의 마음이 답답했다고 기록합니다. 이 답답하다는 히브리어 ‘야차르’의 의미는 ‘곤란 중에 있다’ ‘갑갑하다’ ‘비좁다’ ‘앞뒤가 꽉 막힌 상황’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야곱은 앞뒤가 꽉 막힌 상황이었습니다. 지나 온 과거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장인 라반의 집을 거의 도망치다시피 떠나온 데다가 서로의 땅을 침범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창 31:51-52). 더구나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내리셨기 때문에 야곱은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창 31:3). 그런데 그의 앞 길에는 자신에게 원수를 갚으려고 달려오는 형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야곱은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었습니다. 야곱은 불안한 미래를 앞두고 두렵고 답답했습니다.

우리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행복하지 못합니다. 어떻게 될까?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합니다. 이런 미래의 대한 불안감은 우리를 시나리오 작가로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되고 저렇게 하면 이렇게 되겠지?’ 깊은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렇게 될 꺼야 아니야 저렇게 되지 않을까?’ ‘저 사람이 왜 이럴까?’ ‘내가 이렇게 하면 그 사람이 저렇게 하겠지? 그럼 나는 어떻게 하나?’ 온갖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서 하룻 밤에도 수십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냅니다. 지금 야곱은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온갖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형 에서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그래서 그는 에서에게 많은 가축들을 선물로 보내어 그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자 합니다. 아울러 선물 공세가 먹히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무리를 두 떼로 나누고 형이 한 떼를 치면 다른 한 떼는 도망을 시킬 계획까지 세우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왜요? 그는 앞으로 일이 어떻게 될까? 미래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미래의 불안을 앞두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밤에 일어나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열 한 아들을 인도하여 얍복 나루를 건널새 그들을 인도하여 시내를 건네며 그 소유도 건네고 야곱은 홀로 남았더니”(창 32:22-24) 모든 가족들을 먼저 강을 건너게 한 이후에 그는 홀로 남았습니다. 야곱은 미래에 닥칠 형, 에서의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의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얍복강 가에서 하나님과 밤새 씨름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불안한 미래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약속 받습니다. “그 사람이 가로되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 야곱이 청하여 가로되 당신의 이름을 고하소서 그 사람이 가로되 어찌 내 이름을 묻느냐 하고 거기서 야곱에게 축복한지라”(창 32:28-29) 그의 과거를 나타냈던 ‘야곱’이라는 이름을 대신하여 ‘이스라엘’ 곧 ‘하나님과 싸워 이긴자’라는 새로운 이름을 허락하시고 그에게 축복을 주십니다.  이곳에 사용된 축복(바라크)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성공, 번영, 생산, 장수 등을 위한 힘을 주심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바라크의 또 다른 의미는 ‘무릎을 꿇는다’는 것입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이 축복의 비결인 것입니다. 그래서 ‘바라크’는 우리의 불안한 미래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바라크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바라크는 무릎을 꿇고 경배하는 것입니다. 바라크는 하나님이 주실 복을 감사하며 찬양하는 것입니다. 무릎을 꿇어 기도하는 것, 이것이 불안과 걱정으로 가득 찬 미래를 내려놓고 현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