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회와 목사 Church and P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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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교회가 팬데믹으로 1년 이상 모이지 못하고 비대면 예배와 모임을 가지면서 건물은 있지만 비어 있는 가운데 교회가 정말 존재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많은 교인들이 교회와 거리가 생긴 삶에 익숙해져 있어 이전 함께 모이던 교회 모습으로 회복이 쉽게 될까 우려도 있지만 교인보다는 목사에게 더하다.

목사는 교회가 아니라도 사역지가 있어 병원이나 군대, 학교, 봉사기관 등 여러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목사가 없으면 존재하기가 쉽지 않다. 교인이 많든지 작든지 교회에는 목사가 ‘양의 목자’로 있지만 어느 교회가 없어진다면 목사는 더 이상 거기에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교회는 왜 존재하고 필요한가?

교회는 인간 재생 산실이다. 예수께서 사람이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며 물과 성령, 육과 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하신다. 유대교 지도자 니고데모는 이 진리를 알지 못하였다.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영이요 생명이라 하신 대로 사람은 말씀과 성령으로 거듭난다. 목사는 말씀과 성령의 사람으로 그가 선포하는 말씀과 성령의 역사로 사람의 중생과 변화를 위해 쓰임 받는 존재다. 교회는 중생한 사람들이 함께 모인 가족으로 자라나는 공동체다. 어린아이에서 청년으로 청년에서 아버지로 자라난다. 서로 사랑하고 용납하며 삶에 열매가 있고 교회 안에서 밖에서 섬기며 빛으로 나타나게 됨으로 또 다른 사람을 주의 생명에로 인도한다. 주께서 교회를 세우시고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교회로 모이는 사람들이 모두 중생과 변화를 받고 자라나고 있는가? 실상은 그러지 못하고 육체로 사는 자, 어린아이들이 많은 것이다. 이들은 성령이 아니라 육체의 생각과 방식을 따라 살고 행동하기에 세상과 다를 것이 없다. 자기 주장을 내세우고 남을 용납하지 않음으로 시기와 질투, 의견 차이와 분쟁, 갈등과 분리가 일어나고 피차 피곤하고 미워하기까지 하여 편가르기로 갈라서는가 하면 또 교회를 떠나는 자들이 많다. 전체 교인을 위하여 일하는 목사가 얼마나 힘들며 교인들의 중생과 성장을 돕지 못한 책임감이 얼마나 클 것인가? 때로는 탈진상태에 빠져 사역을 포기하고 싶기도 하다. 3년6개월 비를 내리지 않게 하는 능력으로 바알 선지자를 제압하는 권세를 가진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도 탈진하여 죽기를 바랐다면 오늘의 목사는 어떠하겠나?

목사는 자기가 누구인가를 확인할 것이다. 동기와는 상관없이 일단 목사가 된 것은 하나님이 선택하여 세우고 기름부어 자기 사람 곧 하나님의 종으로 만드신 것이다. 하나님은 자기 사람을 책임지고 돌보시기에 탈진한 엘리야를 어루만지며 일어나 먹으라 하고 새롭게 일으키신다. 목사는 주의 뜻을 행하는 주의 종으로서 항상 주를 높이고 자기는 겸손히 섬기는 마음으로 엎드릴 것이다. 주를 섬기기에 주의 몸된 교회를 섬기고 사랑하면 주께서 그를 통하여 일하신다.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와 대결할 때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이스라엘 중에 하나님 되심과 내가 주의 종이 됨과 내가 주의 말씀대로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것을 오늘날 알게 하옵소서” 하는 삶을 살 것이다. 내 말이 아니라 주의 말씀대로 행하려면 “주여 말씀하소서 종이 듣겠나이다” 하는 사무엘의 자세가 요구될 것이다. 주의 말씀은 살아 활동하기에 그 말씀을 설교하고 사역하면 먼저 자신이 살고 교회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아름다운 직분, 복 받은 교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