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그들을 떠들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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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용 목사(시카고 기쁨의교회 담임)

 

상처 속에 있는 이민교회를 섬기면서 분쟁하는 교회의 특징을 살펴 보게 된다. 여러 특징 가운데 매우 특별한 것 하나는 싸우는 교회는 떠들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떠들고 소리를 지르는 대신에, 떠들고 시끄럽게 해야 할 사람들이 침묵을 지키더라는 것이다. 떠들지 말아야 할 사람들은 교회를 시끄럽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어른들이고, 떠들고 북적거리게 만들어야 할 사람들은 교회학교의 아이들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교회에 가보면, 아이들은 쥐죽은 듯 조용하는데, 반대로 침묵을 지켜야 할 사람들이 고성을 지르고 험한 말을 하면서 교회를 시끄럽게 만들더라는 것이다. 교회 어른들의 소리가 점점 커지면 그 교회는 곧 망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아이들의 웃음 소리와 재잘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그 교회는 곧 부흥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기독교교육은 다음의 말씀에서 출발해야 한다.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9-11) 자녀가 떡을 달라하는데 돌을 주는 부모가 어디에 있겠는가? 아이들이 생선을 달라하는 하는데 뱀을 주는 어른이 있겠는가? 그러나 지금 꽤 많은 이민교회는 떡을 달라하는 자녀들과 생선을 달라하는 아이들에게 돌과 뱀을 주고 있다. 그 이유는 교회 안에 자녀세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도리어 교회 안에 어른들의 소리가 너무 크고 할 말이 너무 많다. 그러나 예수는 악한 사람도 자기 자식에는 좋은 것을 주려고 자녀들의 말에 경청하려고 하는데, 교회는 악한 자만큼도 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에 분란과 정쟁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자녀들은 웃지 않는 것이고 아이를 가진 젊은 부모들은 교회를 찾지 않는 것이다. 더불어 자녀세대인 청년들과 젊은 성도들도 절대로 한인교회를 가지 않는다.

교회 어른들은 너무도 당연하듯 정치 이야기를 거르지 않고 쏟아내면서 정착 청년들이 색깔이 다른 정치 견해를 밝히면 그들을 죄인인양 취급한다. 어른들은 교회에서 떠들고 큰 소리를 내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지적하지만 정작 교회 분쟁 때마다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고성을 지르고 서로를 정죄하며 비난하는 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교회 어른들이다. 제발 부탁이다. 이제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를 교회에서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한 교단은 20-30대의 성도 비율이 2.13% 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고를 하였다. 도대체 그들이 학생으로써 교회에 머물렀던 10년 동안에 교회학교에서는 무슨 교육을 했길래, 그들이 어른이 된 후 교회에 남지 않고 떠나야만 했는가?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들로 하여금 교회 안에서 떠들고 자기의 목소리를 내게 하지 못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어른들의 소리가 너무 컸고, 그들의 고성은 우리 아이들에게 꾸지람과 사랑없는 명령으로밖에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떠난 것이다.

지난 주일 어린이주일로 많은 이민교회들이 지켰다. 그러나 정작 자녀세대를 위한 시간은 그 날 하루만으로 끝나는 것 같다. 떡을 원하고 생선을 바라는 교회의 자녀세대들의 음성이 응답되어져야만 한다. 어린이 주일 하루만 그들의 소리를 듣자고 가면을 쓴 착한 부모의 역할극은 이제 멈춰야 한다. 진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자녀들이 요청하는 이야기를 무릎을 꿇어 같은 눈높이를 맞춰 들어주어야 하고, 아이들의 세미하고 작은 목소리를 듣고자 어른들의 소리를 죽이고 귀를 열고자 노력해 한다.

교회의 소망은 그곳에서 누구의 소리가 들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교회에서 아이들로 하여금 떠들게 하라. 그것이 천국에서 듣게될 기쁨의 소리로 바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