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끝나지 않은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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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 이웃 교회 담임/미육군 군목

 

지난 한 주간 미국에서는 인종과 정치 그리고 지역을 넘어 죤 멕케인라는 인물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민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그가보여준 영향력과 감동은 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새롭게 조명되었습니다. 두명의 전직 대통령의 조사는 영웅을 잃은 미국인들의 심정을 잘 담아 내었습니다. 그는 뇌암판정을 받은후 그의 임박한 죽음을 깨닫고, 1년전부터 자신의 장례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는 젊은 시절 그의 인생관과 그의 삶의 헌신에 결정적 영향을 준, 해군사관학교에 있는 묘지에 동료들과 함께 묻히길 원했습니다. 그리고 소박하게 자신의 꿈이 있다면, 누군가 자신의 묘지앞에서 “이 친구는 조국을 위해 봉사했던 사람였어!”라는 말을 듣길 원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의 삶의 이야기는 어떤 면에선 감동보단 저주와도 같은 인생을 살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가족의 전통을 잇기위해 군에 복무해야 했고, 하필 그가 몰던 전투기가 적군의 총탄에 맞아 바다에  추락했고, 팔 다리가 뿌러진 그는 가혹한 전쟁포로의 삶을 5년반이나 살아야 했습니다. 그가 포로에서 풀려났지만 얼마가지못해 전부인과 이혼해야했고, 일생일대의 격전과도 같은 대통령선거에 두번이나 낙선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는 끝내 죽을 병을 얻었고, 그의 나라를 위한 희생도정치가들로부터 불명예스러운 조롱을 받기도 했습니다. 누군가가 그의 삶의 내러티브(narrative)를 썼다면 그것은 고통스럽고 불행한 인생을 산 사람으로 묘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에게 찾아온 삶의 도전과 불행을 오히려 긍정적인 인생의 내러티브로 바꿔간 사람였습니다. 일찍 찾아온 죽음앞에서 조차  죽음에 대한 슬픔보단, 어떻게 그의 삶을 마무리하며 가치있게 죽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삶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어떤이들은그들의 삶의 스토리가 불행이요고통뿐인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 인생의 내러티브는 내가 살아있는한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깊이 명심해야 합니다. 성경엔 참으로 기가막힌 인생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간 한사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구약성경 룻기에 나오는 나오미라는 여인입니다. 그녀는 남편과 자식들과 함께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 이웃나라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 땅에서 남편은 곧 죽음을 맞이하고, 홀로 두아들을 키워야하는 처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를 악물고 눈물을 삼키며 자식들을 키웠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장성한 두 아들은 이민와 정착한 그땅에서 각각 혼인하여 아내를 맞이하게 됩니다. 아뿔싸! 그런데 이게 왠말입니까? 기둥같이 든든하기만한 아들 둘이 그만 하루아침에 죽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늘은 무너졌고, 태양은 빛을 잃었습니다. 세 과부만 남은 나오미의 집은 더이상 인생이라 할 수 없는 괴로움과 슬픔뿐인 저주였습니다. 더이상 이땅에선 미련도 어떤 감정도 남아 있을리 만무했습니다. 그녀는 고향땅을 향해 돌아가기로 결심했고, 고향땅 어귀에서 만난 동네사람들은 깊은 인생의 시련앞에 변해 버린 그녀를 알아보곤 놀랐습니다. 그들이 말하길 ,“이는 나오미가 아닌가?”소리쳤고, 그녀는 고향땅의 사람들을 향해 힘없이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를 더이상 나오미라 부르지 마시오. 나를 마라라 불러주시오!”(룻1:20) 내 부모는 나를 ‘기쁨’이라 이름 지어주셨지만, 내 인생은 쓰디쓴 ‘슬픔’뿐이요. 그러니 “나를 ‘마라’(bitter)라고 불러주시오!” 라는 말입니다. 그녀가 가진 자기 인생의 내러티브는 쓰고 슬픈 불행의 인생 스토리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인생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사십니까? 오늘 성경의 이야기의 중요한 교훈이 있다면, 우리 인생의 내러티브는 아직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안에서 우리는 새롭고도 놀라운 삶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성경의 나오미의 삶의 스토리는 ‘마라’를 바꾸어 다시 ‘나오미’(cheerful)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증언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 하나님의 손길은 오늘도 죄로 물든 나의 삶을 바꾸어 하나님의 온전한 형상을 회복시키시는 놀라운 하나님의 구원사를 지금도 나의 삶을 통해 펼쳐가시기 때문입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