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눔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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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지난 5월, 에틀란타에 위치한  Morehouse College의 졸업식장은 학생들의 환호와 함께 졸업식에 참석한 수많은 가족들중에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들이 연출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날 졸업식 연설자로 초빙된 흑인 재산가Robert Smith 의 믿기지 않는 약속때문였습니다. 로버트 스미스는 그날 졸업하는  400여명의 학생들의 학자융자금 전액, 약 사천만불($40 million)을 대신 갚아 주기로 선언하였기 때문입니다. 졸업식장의 학생은 물론 교수들과 가족들은 이같은 놀라운 선물에 입을 다물질 못하였던 것입니다. 대학 졸업장을 받아들고 세상에 나아가는 학생들을 향해 그는 이같은 메세지를 전하였습니다: “졸업증서란 벽에 붙여놓는 단순한 장식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배움을 통해 세상의 정의를 위해 기여해야할 사회와맺은 계약서(Social Contract)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루터 킹 목사가 말한 것처럼, ‘자연의 모든 이치는 ‘정의’을 향하여 굽혀지게 되어있습니다’(the arc of the moral universe bends toward justice),  그렇지만 그것은 스스로 굽어지기 보다는, 우리가 정의를 위해 함께 어깨를 나누고 힘쓸때에만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로버트 스미스의 졸업식 연설은 오랜 전통을 간직한 흑인 남자 사립대학에서 졸업하는 엘리트들에게 교육과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감명깊은 메세지 였습니다. 그는 “사람을 키우는 일” 에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사용할 줄 아는 사업가였던 것입니다.

인생을 통해 “사람에 투자”하고 “사람을 키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성경은 재물의 욕심에 빠지기 쉬운 우리들에게 도리어 세상의 재물을 통해 사람을 얻는 지혜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불의한 재물로 사람을 사귀라.” (눅16:9) 이말은 불의하게 얻은 재물이라는 뜻이 아니라 세속의 재산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재산을 숭배하기 보단 더 가치있고 영원한 것을 위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얻으라는 말입니다. “불의한 청직이”에 관한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에서 이 내용이 소개됩니다. 이 이야기 속에 주인의 재산을 맡아 관리해야할 청직이가 오히려 그것을 탕진하고 있는 내용이 소개됩니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주인은 맡겨진 그의 일자리를 곧 정리하고자 했습니다. 위기에 직면한 이 불의한 청직이는 주인에게 빚진 모든 자들을 불러 빚을 탕감해주기 시작합니다.  농장에서 소출한 올리브 기름100말을 주인에게 빚닌 자는 50말만 갚도록탕감해줍니다. 밀 백섬을 빚진 자에겐 80만 값도록 선심을 써주는 겁니다.  그래서 나중에 자신이 일자리를 잃고 갈 곳이 없을 때를 대비해 그들을 친구로 만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후에 농장 주인은 이같이 민첩하게 자신의 재산을 관리한 그 청직이를 칭찬합니다. 이 비유의 말씀은물론 불의한 청직이의 부도덕한 삶의 방식을 칭찬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위기에 직면했을 때 보여준 세상 사람들의 민첩한 삶의 대처와 결연한 태도를 성도들에게 소개해 주는 것입니다.  바람직한 성도의 삶은 있다가 곧 없어질 재물을 숭배하며 살 것이 아니라, 영원한 주의 나라를 바라보며 민첩하고 결연한 삶의 결단이 있는 우선순위가 분명한 삶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눅 16:13)‘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사람을 사귀라’는 말은 재물사용에 관한 바른 믿음의 우선순위를 갖춘 성도의 태도입니다.

로버트스미스의 사람을 키우는 아름다운 선행은 모어하우스 대학에서의 미담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나온 코넬대학에 엔진니어를 전공하는 여학생들과 흑인들을 위해 이천만불($20 million)의 장학금을 기부하였습니다. 그는 오랜기간 연구실을 오가며연구하는 학자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사업과 재산을 소중하게 키워왔던 기업인 입니다. 그는자신의 재산을 가장 의미있고 보람있는 “사람을 얻는 일”에 쓰기로 작정하였습니다. 그의 모습속에서 예수님을 만났던 세리 삭개오를 생각하게 됩니다. 세리들중에 우두머리로 동족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악착같이 재산을 모았던 그가 예수님을 만나이후 그의 재산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절반을 기부하는 엄청난 삶의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하나님의 사랑에 빚진 인생임을 발견하고 선택한 삭개오의 민첩하고 결연한 결심였습니다.  “나누는 것이 곧 섬기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Sharing is Caring) 우리의 가진 재능과 재물을 아끼없이 나눔을 통해“사람을 키우고 사람을 얻는 축복된 삶”이 되길 간절히 소원합니다.(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