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는 종, 당신은 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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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목사

강민수 레익뷰언약교회 담임

 

‘참된 기쁨의 비결’을 알기 원하는 분들은 빌립보서의 메시지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1장1절 전반부에서 ‘나는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자아의식을 통해 기쁨의 비결을 소개한 바울은 1절 후반부에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빌립보에 사는 모든 성도와 또한 감독들과 집사들에게 편지하노니”라는 구절을 통해 또 다른 깊은 비밀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종’으로 부른 바울이 빌립보에 있던 기독교인들을 ‘성도’라고 일컬었음을 볼 수 있는데 이같이 ‘나는 종, 당신은 성도’로 여기는 마음자세가 진정한 기쁨의 열쇠입니다.

‘성도’라는 단어는 현대사회에서 기독교인들을 일컫는 일반적인 명칭 정도로 이해하고 있지만 영어로 Saint 라고 하는 이 단어는 구약에서 선민 이스라엘을 일컬을 때 사용하던 말이었고 천주교에서는 지금도 특정한 성자들을 가리킬때 쓰는 거룩한 존칭어입니다. 특별히 바울의 시대에는  ‘거룩한 자들’ 혹은 ‘구별된 자들’이라는 묵직한 의미를 가진 존칭어였습니다. 그런데 사도바울은 천대받던 이방인 신자들이 대부분이었던 빌립보교회 멤버들을 향해 ‘당신들은 하나님이 택하시고 성별하신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들입니다’라는 의미로 이 최고 존칭어로 그들을 일컬었던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누구보다도 높은 신앙의 경지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한낮 노예로 여기고 남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성도들로 존중해주는 사도바울의 겸손한 마음이 그를 어떤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든 것이지요.

남들보다 내가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남에게 대접과 인정을 받기 원합니다. 또 내가 남들 위에 군림하기 원하고 모두가 내 뜻에 따르기를 요구하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는 화를 내고 투정을 부리게 됩니다. 그러나 겸손한 마음으로 나보다 남을 더 존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오히려 남을 대접하고 인정해주려 하지요. 남들의 뜻을 소중히 여기고 남들을 섬겨주기 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작은 사랑과 친절을 베풀때 감동을 받고 진심으로 기뻐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겸손한 마음을 가졌던 사도바울이 로마감옥에 있었을 때 빌립보교회가 에바브로도라를 통해 그에게 보낸 Care Package를 받고는 그 사랑에 감동해서 Thank You Card 를 썼는데 그 감사편지가 바로 빌립보서인 것입니다. 나보다 남을 더 존귀하게 여기는 겸손한 마음이 우리고 하여금 항상 기뻐하며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그런데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은 거룩한 성도로 여기면서 남들은 종이나 노예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타인들보다 더 똑똑하고 잘났다고 생각하니까 계속 교만하여 남들을 우습게 보게 되고 주위사람들에게 무례히 행하게 되고 또 남들에게 귀한 대접을 못받을 때는 화를 내고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참된 기쁨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과 관점을 180도 바꿔야 합니다. ‘나는 성도 당신은  종’이 아니라, ‘나는 종 당신은 성도’라는 관점을 갖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관점을 바꿀때 놀라운 변화에 일어납니다. 요새 한국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살’을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됩니다! 또 경제불황속에 어려움을 겪는사람들이 많은데 ‘역경’을 거꾸로 읽으면 ‘경력’이 되죠! 인생에 하도 고달픈 일들이 많으니까 ‘내 힘들다’라고 한탄 하지만 ‘내 힘들다’를 거꾸로 읽으면 ‘다들 힘내’가 되지 않습니까?! 이렇게 뒤집어서 보면 우리에게 힘을 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이처럼 ‘나는 성도 너는 종’이라는 생각을 뒤집어서 ‘나는 종 당신은 성도’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고 그들을 존경과 사랑으로 대할 때 여러분이 속한 가정과 교회와 이 사회가 하나님이 예비하신 크고 영원한 기쁨으로 충만하게 될 것을 믿습니다. 오늘 어디서 누구를 만나던지 ‘나는 종, 당신은 성도’를 마음 속에 되새기면서 기쁨의 삶을 만끽하는 하루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