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라면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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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시카고

 

4월 중순 밤새 소리없이 내린 눈이 대지를 희게 덮고 집 뒷뜰의 화초와 나무 모든 것을 희게 덮어 아름다움 그대로다. 파해쳐진 흙, 잘라져 여기 저기 흩어진 나무들, 가꾸어지지 않은 잔디, 모두가 흰 눈에 덮여 아름답게만 보인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 햇빛이 비치니눈은녹고 이전의 추한 모습이 그대로 들어난다. 잠시 동안 아름다웠다. 이것이 나의 모습이 아닌가!

하나님 말씀으로 감동 받고 성령의 만져주심으로 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주의 뜻을 따라 사는 것 같더니 얼마 못가 다시 이전 욕심과 자기 중심 고집에 빠지는 내가 아닌가! 어려움 속에서 주와 더욱 가까이하며 주의 뜻을 찾고 말씀과 기도에 시간을 보내더니 형편이 회복되고 좋아지니 하나님께 감사하면서도 내가 잘 나서 되어지는 일로 생각하고 여전히 내 생각대로 판단하고 생활하는데서 나의 약함과 미련함을 본다. 이런 나를 보시는 주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이스라엘 왕들에게도 이런 일을 본다. 유다 왕 아사는 선과 정의를 행하여 이방 제단과 산당을 없이하고 주상을 훼파하고 아세라 상을 찍고 유다 각 성읍에서 산당과 태양상을 없이하는 개혁을 일으켰다. 그와 그 백성이 여호와를 찾았으므로 주께서 그의 사방에 평안을 주셨다. 구스의 군사 백만과 병거가 침략해 오자 아사는 강한 자와 약한 자 사이에는 주 여호와 밖에는 도와줄 이가 없다고 기도하니 하나님이 도우셔서 그 군대를 격파하였다. 왕은 하나님 제단을 중수하여예배하고 마음과 성품을 다하여 열조의 하나님 여호와를 찾기로 언약하고 하나님은 아사 통치 35년까지 사방에 평안함을 주셨다. 전쟁 없이 나라가 평안하다는 것이 통치자나 백성에게 얼마나 큰 축복인가!

그러다가 아사왕 36년에 이스라엘왕 바아사가 유다를 치러 왔다. 아사는 은금을 모아 아람왕 벤하닷에게 도움을 청하여 적군을 막았다. 선견자가 와서 이전 구스의 군대가 많았지만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승리를 얻었거늘 이제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아람왕을 의지하였으니 앞으로는 전쟁이 있으리라 한다. 왕은 노하여 그를 감옥에 넣고 또 사람들을 학대하였다. 그의 발에 병이 생기자 여호와께 구하지 않고 의원들에게 구하다가 곧 죽음을 맞았다. 처음 35년동안 하나님과 동행하였는데 마지막 6년은 그의 말씀을 듣기싫어하여 자기 좋은대로 하였다. 이런 실례는 역사에 너무나 많다. 하나님의 마음이 어떨까? 내가 아사라면, 내가 하나님 입장이라면 나는 어떠할까?

하나님은 현재와 장래의 모든 일을 아시고 다스린다.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해방시켜 약속의 땅에 인도하실 때 그들이 정착하여 편안해지면 하나님을 떠나지 않도록 경고에 경고를 하셨지만 그들은 하나님을 떠나고 그 땅의 풍습을 따랐다. 그걸 아시고도 하나님은 그들을 애굽의 종생활에서 구출하고 아름다운 땅을 주셨다. 오직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의 마음이다. 법과 공의로는 그들을 버리고 돌아볼 것도 없지만 배반당할 것을 알면서도 속에서 올라오는 사랑때문에 그들을 사랑하신다.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이다. 제자들이 그를 배반하고 떠날 것을 아시지만 그들을 사랑하되 끝까지 사랑하여 대신 죽고 부활하여 그들을 새롭게 세워주셨다. 오늘 내가 사는 것은 내가 잘나서인가? 오직 그의 사랑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받은 그 사랑을 잊지않고 나누며 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