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높은 산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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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시카고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은 높은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 일년 동안 무척 달리고 달렸다. 한국이 좁다고 미국으로 왔는데 미국이 좁다고 온 세계로 달리며 연말에 산 꼭대기에 오른 감격을 가지나 동시에 지친다. 높은 산 위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길을 바라보며 또 달릴 준비를 하며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고 성경의 한 인물을 생각한다.

모세의 삶은 마라톤이었다. 처음 40년은 왕궁에서 꿈을 가지고 익히고 배웠다. 다음 40년은 애굽에서 수배되는 살인 죄수의 신분으로 도망자가 되어 양을 몰며 가정을 이루고 그 가정을 세우고자 눈붙일 틈이 없다 할 정도였다. 80세에 하나님을 만나자 도망나온 애굽으로 돌아가 노예생활하던 히브리인을 구출하여 내고 하나님의 약속의 땅을 향하여 40년동안 광야를 달렸다. 감격으로 시작하여 고난과 눈물, 고통과 죽음 같은 세월이었다. 이제 주께서 말씀한다. 아바림 느보산 꼭대기에 오르라. 지금까지 달려온 길의 총결산인 산꼭대기에 오르다. 사방을 바라보라 하신다. 지나온 40년 광야, 아니 지나온 120년이 한 눈에 보인다. 그의 삶이 아들이라는 감격으로 시작하였으나 강에 버려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런 감격과 아픔의 경험이 평생 계속되었다. 지나온 날이 120년이든 몇 년이든 감격과 역경의 반복이 산꼭대기에서 돌아보는 인생이다.

산에서 돌아보니 내가 걸어온 길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계획이요 그의 인도로 만들어진 지도인 것을 본다. 나와 같이 하여 내가 달릴 길을 내며 인도하신 하나님의 크고 위대하심만이 보인다. 주를 찬양할 일이다. 평생이 아니라 지난 1년을 보아도 같은 것이다.

높은 산에서 앞을 바라본다. 모세가 인도한 그 백성이 그 땅에 들어갈 것이다. 그곳은 그들이 애굽을 떠날 때 목표점 꿈이었다. 장정 가운데 여호수아 갈렙 모세 외의 모든 사람은 광야를 달리다가 이미 쓰러졌다. 이제 모세가 떠날 차례가 되어 여호수아에게 바톤을 넘겨준다. 그들이 그 땅을 차지할 것이다. 여호수아는 40년간 모세에게 훈련받고 그 백성을 인도한다. 훈련받아 훈련하는 모세의 삶은 바로 우리의 삶이다.

여호수아가 백성들과 함께 약속의 땅을 차지한다. 그곳은 바라던 땅이지만 그들이 꿈꾸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아니었다. 전쟁과 싸움, 고난과 죽음의 연속으로 평안을 얻지 못한다. 약속의 땅이 이러한가? 행복은 자동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달렸다. 하나님의 참 약속은 그 땅에서 젖과 꿀이 흐르게 하는 메시야가 나오게 하는 것이다. 메시야를 통하여 세계 어디 있든지 그와 관계 맺은 사람에게 약속의 땅이 임한다. 메시야를 기다리며 믿음으로 달리는 인생을 위하여 하나님은 메시야를 보내고 우리는 그를 맞이한다. 그가 임하면 평화 곧 낙원을 이룬다.

우리는 무엇을 위하여 인생을 달리나? 우리가 주의 손에 이끌리어 달린 길은 우리가 인도하며 섬긴 사람들이 메시아를 영접하여 이루는 낙원을 바라보는 것이다. 높은 산에 오를 때 보는 감격과 기쁨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가 연달아 오는 것은 시간의 분기점인 높은 산에서 뒤를 돌아보며 주의 크심과 축복을 인정하며 찬양하고 앞을 바라보며 우리를 인도하실 신실하신 하나님, 또 우리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달리며 받을 축복을 감사한다. 주여 영광 받으소서.(onesoulministry.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