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가올 위장적인 북•미 평화협정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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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시카고평통 북한인권위원장)

13세기 몽골의 칭기즈칸 군대는 말의 중량을 최대한 줄이고 강력한 단궁으로 무장한 기마병의 기동력을 확보하여 전투마다 승리했고 동유럽까지 제패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독일은 기동성이 뛰어난 전차부대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유럽을 휩쓸며 승승장구했다. 빠른 돌파를 구사하여 적의 저항의지를 초전에 박살낸다는 전술이다. 현대의 전쟁은 핵무기에 의한 미사일전쟁으로 신속하게 누가 먼저 선제공격을 하느냐에 승패가 달려있다. 그런데 북한의 핵 탑재 대륙간 탄도탄 무기의 수준이 고도화되어 미국이 결국 북한과의 평화협정 테이블에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2017년 5월 14일 발사된 화성 12형은 그간 미국에서 힘들 것으로 예견했던 대기권 재진입을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에는 재돌입체(reentry vehicle)가 들어있는데 짧은 시간 동안 중간구간을 비행하다가 지구표면을 향해 낙하비행을 시작하게 된다. 재돌입체의 낙하비행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으로 내리 꽂히는 돌진낙하비행이다. 지구표면으로부터 약 100km 고도에 이르러 대기권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때부터 엄청난 대기마찰이 일어나게 된다. 재돌입체의 표면에서 일어나는 대기마찰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발생시킨다. 이를테면, 재돌입체가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초속 6.8km(마하 20)의 속도로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경우, 섭씨 8,315도의 극고온이 발생하고, 지상의 중력보다 50배 더 강한 극고압이 발생한다. 하지만, 재돌입체가 고극초음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그 표면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가운데 약 90%는 대기 중에 흩어져 날아가고, 약 10%의 열에너지만 받게 된다. 섭씨 약 1,000도의 극고온이 재돌입체 표면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으로 대기권을 통과하는 약 13초 동안 재돌입체의 표면이 극고온과 극고압으로 침식되는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재돌입체는 초강도 특수합금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고도의 야금공학기술을 요구한다.

이처럼 재돌입체는 극고온과 극고압에 견뎌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표면도 고르게 침식되어야 한다. 만일 표면의 어느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많이 침식되면 재돌입체에서 진동이 발생하여 비행자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예정궤도에서 이탈하거나 최악의 경우 폭발할 수도 있다.

90도에 가까운 최대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이 2,111.5km 고도에 상승하였을 때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는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였으므로, 약 45도 각도로 발사되어 약 1,200km 고도에 상승한 추진체에서 분리된 재돌입체가 약 45도 각도로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을 하는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들보다 훨씬 더 높은 극고온과 극고압을 견뎌야 하였다. 북한의 화성 12호는 이러한 조건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화성 12형의 사거리에 관하여서는 미 본토에 이미 근접한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90도에 가까운 최대 고각으로 발사된 화성-12형은 787km를 날아갔다고 한다. 북한은 재돌입체의 고극초음속 돌진낙하비행시험을 하기 위해 화성-12형을 90도에 가까운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였지만, 실전에서는 탄도미사일을 최대고각으로 발사하지 않고, 45도 안팎의 정상각으로 발사한다. 화성-12형을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 것일까?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추진제성능, 로켓엔진성능, 탑재중량, 그리고 추진체가 몇 단인가에 의해 결정된다.

화성-12형은 “미태평양군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와 미국 알라스카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고 하였다.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을 기점으로 탄도미사일 비행거리를 계산하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있는 미공군 전략거점인 엘먼도프-리처드슨통합기지(Joint Base Elmendorf-Richardson)까지 5,950km이고,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있는 전쟁지휘거점 태평양사령부까지 7,420km의 거리를 사정권에 둔다는 얘기이다.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최고정점고도의 4배에 이른다는 계산법에 따르면, 최고정점고도가 2111.5km인 화성-12형의 사거리는 약 8,500km에 이른다.  화성-12형이 발사된 평안북도 구성을 기점으로 미국 본토 서북단 워싱턴주 브리머튼에 있는 킷샙해군기지(Naval Base Kitsap)까지 8,215km이므로, 사거리 8,500km의 화성-12형을 발사하면 미국 본토 서북단에 도달할 수 있다. 북. 미 핵 대결을 결정지을 시점에 미국 워싱턴 DC까지 사거리를 연장한 가장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최후의 대미압박수단으로 사용하기 전까지 최대 고각발사로 비행거리를 줄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것이다. 이제는 신속히 미국정부와 의회를 움직여서 북한정권교체를 설득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