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신은 선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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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미국 이민 초창기 한인 사회는 학생으로 시작한 곳이 많다. 미네소타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6.25 전쟁이 난 때 유엔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군인을 파송하고 동시에 경제 원조와 함께 나라를 재건하기 위하여 각 방면 지원을 하다. 앞 날을 내다보며 사람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기에 유엔이 미국 대학 중에 한국 유학생을 받을 학교를 찾았더니 미네소타 대학이 먼저 자원하였다. 50년대 초반부터 많은 학생이 와서 공부하며 한인사회를 이루다. 학업을 끝내고 귀국하여 과학 기술 발전에 기여한 중요한 인물들이 많지만 또 미국에서 학교와 기업체에 남아 한인사회 발전과 안정에 중심역할을 한 이들도 많다. 한인 10명이 모이면 교회가 생기는 것이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오래 전 내가 목사로서 공부하러 간 지역에 교회가 있었다. 이 교회에서 70마일 떨어진 곳에 좋은 대학과 유학생이 있어 성경공부 그룹을 만들어 진행하나 주일예배를 위한 목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낡은 자동차가 구를 때까지 섬기겠다는 심정으로 주말 목회를 시작하다. 소수의 유학생이나 모두 새로운 기쁨을 가지고 주의 사람으로 살기를 다짐한다. 대부분이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기에 이들이 그리스도인으로 훈련되면 자신의 삶에 변화가 오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대학 교수 부부가 연구를 위해 1년간 왔다. 이전에 교회에 가 본 적이 없지만 한인을 만나려면 교회에 와야 하기에 출석하기 시작하다. 그의 마음에 새로운 빛이 들어가다. 얼마 후 그 부인이 말한다. 남편이 학문을 연구하러 온 것인지 성경을 연구하러 왔는지 모를 정도로 손에 성경을 들고 있다고 한다. 그가 예수 사람이 되고 귀국할 때가 되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이제는 학생들께 화학만 아니라 사랑과 생명의 예수를 나누겠다고 한다. “당신은 선교사입니다” 파송 기도를 하였다. 이런 일이 흔히 있다.

대학 2학년을 끝내고 온 학생이 있다. 내가 목회하던 곳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최고 명문 공과대학에서 학위를 하고 내가 있던 교회에 와서 얼마를 지나다가 자기 모교 교수로 귀국 하게 되었다. “당신은 선교사입니다” 온 교우가 기도하며 파송하였다. 그는 교수하며 성경 공부 그룹을 만들어 지도하고 여름이면 선교팀을 만들어 외국 단기 선교를 시행하였다. 또 한 사람은 학위를 끝내고 포스닥으로 있을 때 만났다. 그는 찬양대 지휘자로 충실히 봉사 하다가 대덕단지 연구소로 부임하였다. 회사와 교회에서 인정받으며 일하더니 은퇴 후에 연변과학 기술대학에 가서 학문과 복음으로 학생들의 마음 밭을 기경하였다. 한 대학생은 교회에서 밥을 준다는 말을 듣고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교회에 왔다. 다른 많은 학생과 함께 예배와 성경공부에 참여하더니 믿음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을 때 “밥먹으려고 왔다가 영생의 양식을 얻게 되었다”며 눈물을 흘린다. 찬양팀에서 섬기다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 주의 사람으로 살고 있음이 감사하다.

어찌 학생만이겠나? 누구든지 예수 복음으로 생명의 감격을 가지면 입을 닫고 있을 수가 없다. 달라진 삶을 궁금해 하는 자에게 자연스럽게 구원의 복음을 나눌 수 있다. 교회에서 예배와 훈련으로 성숙하게 된 그리스도인이 축도로 세상에 나갈 때는 선교사로 파송되는 것이다. 있는 곳이 어디든지 언제든지 주의 사랑과 생명을 말과 삶으로 나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