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시고 남은 와인, 어떻게 활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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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호텔관광전문학교 최윤진 교수

최윤진

 

연말이 되니 각종 모임에서 와인을 마실 일이 잦다. 다 마시지 못해 남은 와인은 보통 마개로막아 며칠 안에 마시거나, 보관하다 산화되어 시큼해진 와인은 버리기가 일쑤다. 와인은 개봉하는 순간부터 산소와 접촉을 시작하여 서서히 산화되는 식품으로, 보통 일주일이 지나면 식초처럼 시큼한 상태로 변한다. 하지만 마시다 남은 와인도 쓰임새가 많으니, 버리지 말고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을 구분하여 병에 잘 모아두자.

남은 와인의 쓰임새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것은 요리에 사용하는 것이다. 와인은 고기의 잡내를 제거해주고 육질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레드 와인은 갈비찜이나 토마토 파스타에 소량 넣어주면 좋은데, 특히 화이트 와인은 육류 및 생선에 다양하게 쓸 수 있고, 해산물 파스타에 소스로 첨가하면 좋으며 조림이나 국물 요리 등 한식에도 청주 대신 한 두 스푼 넣어주면 풍미가 훨씬 좋아지기 때문에 필자도 자주 이용하고 있다. 또한 꿀, 올리브오일이나 레몬오일, 설탕, 소금 등을 섞어 샐러드 드레싱으로 활용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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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예방을 위해 각종 과일과 향신료를 넣어 끓여 마시는 글루바인

 

두 번째 활용 방법은 미용을 위한 것으로, 따뜻한 물 한 대야에 반 컵 정도의 와인을 넣고 10분간 족욕을 하면 발의 각질 제거에 효과적이며 피로회복에도 좋다. 팩이나 화장품으로도 활용이 가능한데, 와인과 꿀을 1대 1로 섞어 보습용 크림이나 아이크림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화장솜에 얹어 얼굴에 붙여 각질제거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목욕을 할 때 욕조에 물을 채운 뒤 와인을 한 컵 정도 넣어주면 혈액 순환 및 피부 미용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세 번째 활용 방법은 와인을 응용한 음료를 만드는 것이다. 유럽에서 추운 겨울 감기예방을 위해 자주 만들어 마시는 음료인 ‘Vin Chaud(뱅쇼, 프랑스)’ 혹은 Glühwein(글루바인, 독일)’이라 불리는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와인을 만들어보자. 냄비에 레드 와인 한 병을 붓고 오렌지와 레몬 두 세개를 넣고, 시나몬 스틱과 정향, 바닐라빈 등의 향신료와 설탕을 적당량 넣은 다음 은근한 불에서 30분 정도 끓이면 완성되며, 남은 것은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고 필요 시 데워 마시면 된다. 여름에는 남은 와인으로 ‘Sangria(상그리아)’라 불리우는 스페인식 칵테일을 만들어 마시면 좋은데, 사과나 배, 오렌지, 레몬 등 계절과일을 와인에 썰어 넣고 설탕이나 꿀을 첨가한 뒤 재워 둔 상그리아를 얼음 잔에 넣고 취향에 맞게 탄산수나 소다수를 섞어서 마시는 것이다. 정해진 레시피 없이 냉장고의 재료를 활용하여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고,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달콤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상 남은 와인 활용법을 소개해보았다. 연말이라 각종 모임에서 과음할 일이 많은데, 건강을 생각하여 과한 음주를 삼가고, 남은 와인은 다양하게 활용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