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엇을 구하느냐

827

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침례 요한은 예수님을 보고 함께 있던 두 제자에게 “보라 하나님의 어린 양이로다.”라고 말합니다. 요한의 말을 듣고 제자들은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선뜻 예수님께 말을 걸지 못했습니다. 둘은 지금까지 침례 요한의 제자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따르던 선생을 버리고 새로운 선생의 제자 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스승을 배신하는 것 같고, 게다가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선 잘 아는 것도 없고…이런 저런 생각으로 제자들의 마음은 복잡했을 겁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그 둘을 돌아보시며 “무엇을 구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단순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심오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우리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하나님의 질문들이 성경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몇 가지만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창세기 3장은 “네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고 하신 선악과를 따먹고 두려워 숨어 있는 아담을 향해 하신 질문입니다. 이 질문을 떠올릴 때, 우리들은 하나님과 나 사이의 거리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담처럼 죄를 짓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막혀 있진 않은 지…. 창세기 4장에서 하나님은 자기 분을 참지 못해 아벨을 살해한 가인에게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이 질문을 묵상할 때면, 우리들은 주님께서 십자가 수난을 통해 하나로 묶어 주신 교회 식구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질문은 우리의 영혼을 흔들어 깨우는 영적 power를 담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성경을 읽다가 하나님의 질문을 만나게 되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무엇을 구하느냐?” 주님의 이 질문도 우리의 영혼을 흔들어 깨웁니다. 내가 지금 인생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뭔가? 난 무엇을 위해서 지금까지 달려왔는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과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의 방향은 일치하는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을 정비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겁니다.

주님의 질문을 받고 제자들이 주님께 드린 답이 참 멋집니다. “랍비여 어디에 계십니까?” 주님의 질문이 심오하다는 걸 깨닫고, 주님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으니 주님 계신 곳에 같이 가고 싶다는 겁니다. 주님과의 대화를 통해 주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길 바라는 제자들의 마음이 반영되어 있는 겁니다. 그들의 중심을 보신 주님은 그들을 초대해 주셨고, 오후 4시부터 그 다음 날 아침까지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그 깊고 의미 있는 교제를 통해, 두 사람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평생 추구할 인생 목표를 정하게 됩니다.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삶.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작업은 누구에게나 중요합니다. “넌 무엇을 구하느냐?”는 주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우리도 주님과 깊은 교제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자들처럼 오직 주님과만 교제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새벽 예배 후 예배당, 이른 아침의 사무실, 늦은 밤의 주방 테이블이나 서재, 이른 새벽의 산책로 등등 어디든 좋습니다. 그 장소에 주님께서 주신 질문과 주님과의 교제를 통해 답을 얻고자 하는 마음과 성경과 찬송가와 노트만 가지고 들어가면 됩니다. 요즘은 셀 폰 속에 성경과 찬양이 다 들어있고 메모할 수 있는 기능까지 있으니, 셀 폰만 들고 가도 됩니다. 그곳에서 주님과 함께 대화하며 지금까지 걸어온 인생을 점검하고 미래를 바라볼 때, 우리는 주님 뜻에 맞는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인생을 제대로 살고 있는지…주님과 함께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