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믿는 자가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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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선한 이웃교회 담임목사/ 미육군 채플린

얼마전 결혼 스물네번째 기념일을 지냈습니다. 멀리 타주에 있는 딸로부터 며칠 전부터 “아빠, 꼭 기념일 기억하세요!” 라고 단단히 주의를 받고, 기념일을 보내면서 호화스럽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식당에서 함께 음식을 나눴습니다. 단지 남편하나 믿고 부모와 친척을 떠나 머나먼 미국땅까지 함께 동행하였고, 남편을 두번이나 전장터에 보내면서도 자식들을 위한 든든한 가장이 되어주었고, 오랜기간 개척교회 목사부인으로 소리없이, 이름없이 묵묵히 자기의 자리를 지켜준 아내를 보며 잠시 미안함과 감사함으로 목이 메이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전적으로 따르고 희생하고, 그리고 소망을 붙들고 산다는 것은 “믿음”때문입니다. 그 믿음이 견고할 때 친구지간이든 가족관계에든, 그리고 부부지간이든 성공적인 관계를 이루게 되는 것을 보게됩니다. 본은은 군인 사회의 특성상 어린 나이에 결혼한 많은 부부들의 결혼상담을 도운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경우들은 부부간 신뢰하지 못하는 어려움들 (Trust Issues)로 인해 발생하는 대립과 갈등의 문제가 대분분 였던것을 기억합니다. 자라면서 가족간 혹은 이성관계에서 겪은 과거의 뼈아픈 상처들로 인해 누군가를 깊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게 됩었습니다. 누군가를 향해 “순전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큰 축복입니다.

아마도 예수님 제자중 하나였던 도마는 의심이 많았던 사람였던 것같습니다. 그의 의심은 때론 미래에 대한 불안 혹은 체념으로 표출되기도 했습니다. 예루살렘성을 향해 발길을 옮기는 예수님앞에서, “우리도 주와함께 죽으러 가자” (요11장) 외치기도 하였고, 내일 일을 위해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자신을 따르라고 하는 예수님을 향해, ‘주께서 가시는 길을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데 뭘 따르라는 겁니까?’ 도전하기도 합니다. 그같이 불안에 떠는 그를위해 주님은 ‘자신이 곧 따라야할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요14장) 세번째로 요한복음20장에 등장하는 도마의 모습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요, 자기 경험만이 절대기준으로 여겼던 사람임을 보게됩니다: “내가 그의 손의 못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그후 부활하신 예수님이 이같은 완고하고, 신뢰의 문제(Trust Issues)를 가진 도마에게 나타나셔서, 자신의 못자국난 손과 상처난 옆구리를 보이시며 “믿음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에 “믿음”을 가진 자를 “금보다 귀한 것”을 가진자라고 말씀하십니다. 참된 믿은은 단순히 머릿속에만 있는 관념적인 것이기보다는, 매일매일 사귐과 교제가 있는 관계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을 기뻐하고, 주님께 감사하는 관계적 믿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또한 바른믿음은 감각적인 것에 의지하기 보다는 인격적인 관계를 지향합니다. 우리가 주님을 신뢰하고 사랑하는 것은 눈으로 보았기에, 손으로 만졌기에, 몸으로 느껴졌기에, 귀로 들려졌기에, 그리고 꿈결에 나타났기에 믿는 것이아닙니다. 가깝게 알고 계신 한 전도사님이 얼마전 “카톡”으로 사진한장을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확대해 보면 신기한 현상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진의 그림을 확대해 보니, 평범하게 보이는 나무위에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의 모습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것을 보게되었습니다. 또한 경우는 어느 성당앞에 세워진 마리아상에서 눈물이흐른다고 하여 수많은 순례객들이 찾기도 한다는 신문기사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참된 믿음은 이같은 감각적인 것에 의존된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신실한 성도들을 향해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를 너희가 보지 못하였으나 사랑하는 도다. 이제도 보지 못하나 믿고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니 믿음의 결국 곧 영혼의 구원을 받음이라”(벧전1:8,9) 아내와 결혼기념일에 함께한 저녁은 눈과 입이 즐거운 진수성찬의 고급레스토랑도, 결혼을 기념한 멋진 다이아몬드 반지도, 목에 진주 목걸이도 걸어주는 시간은 되지 못했지만, 함께 앞을 향해 걷고, 서로를 의지하고, 감사와 소중함을 아는 서로를 향한 “참된 믿음”이 있었기에 무엇보다 좋은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