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고픔의 축복

1180

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마 5:6) 예수님께서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에게 축복을 허락 하시는데 그 축복이란 배부름입니다. 그럼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에게 먹이시기 위하여 준비하신 당신의 음식은 무엇입니까? 요한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요 6:48).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가 육체적인 힘을 유지하기 위하여 식물이 필요한 것 처럼 영적인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식물이 필요할 것인데 그 음식은 하늘에서 온 떡, 곧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우리의 심령은 그리스도와 계속적인 교제를 나누고 그와 더불어 영적으로 함께 먹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입니다. 우리가 배고픔과 목마름을 전혀 느끼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배고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음식이 필요 없을까요? 만약 배고픔도 느끼지 못하고 그래서 음식이 없어도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축복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입니다. 배고프고 목마르다고 하는 것이 매우 처량하고 불쌍해 보이는 것일지 모르겠으나 사실 배고픔과 목마름은 큰 축복입니다. 세상에는 굶주림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지만 굶주림을 자각하지 못함으로 고통 당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위장병 중에는 복부 팽만감이라는 증상이 있습니다. 위와 배에 가스가 차면 소화불량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이런 증상이 있게 되면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잘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정상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음식을 보거나 음식의 냄새를 맡게 되면 식욕이 왕성하게 솟아오르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복부 팽만이라는 증상이 나타나는 소화불량에 걸리게 되면 음식을 보아도, 음식의 냄새를 맡아도, 식사 때가 되어도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오히려 먹는 일이 고역이 되기도 합니다. 차라리 굶는 것이 편안합니다. 위염이나 위궤양이 심하면 몇 날 며칠을 굶어도 전혀 음식에 대한 반응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먹을 음식이 없어 허기지는 것도 불행이지만 먹을 것이 있음에도 먹을 수 없다면 그것처럼 불행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그런데 복부 팽만감과 같은 증상이 우리의 영적 삶에도 나타난다고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영적 팽만감에 걸려있다는 것입니다. 생명의 떡인 하나님의 말씀만 생각해도, 말씀 냄새만 맡아도 식욕이 왕성하여 먹고 돌아서면 배고픔을 느끼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받을 배부름의 축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말씀을 생각 해도, 말씀을 읽어도 전혀 무감각, 무반응이라면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이것은 영적으로 병이 든 것입니다. 온갖 세상의 것으로 우리의 영혼은 소화불량이 되었습니다. 또 다 아는 말씀, 내 평생 들어온 말씀, 내 수십년 동안 교회 다녔는데 그걸 모르겠나 영적 복부 팽만감으로 헛배가 불러 있어 정작 자신이 배고픈 자인지를 알지 못한다면 이 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 어디있겠습니까? 거짓 배부름으로 허기증을 느끼지 못하고 어떤 영의 양식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면 결국 그 끝은 굶주림으로 인한 죽음 뿐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고프고 목마름을 느끼는 것이 우리에게 축복입니다. 그것이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팔복의 축복입니다. 만일, 우리의 마음 가운데 어떤 부족을 느끼고 또한 의에 주리고 목마른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우리의 영을 생명의 떡으로 채울 수 있는 축복의 기회가 될 것 입니다. 오늘 우리는 배고픔을 느껴야 합니다. 목마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산 떡 이신 그리스도에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생명의 샘이신 예수께로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눅 6:38). 우리의 영혼의 필요을 위하여 하늘의 떡을 구하기만 하면 우리는 무제한으로 허락하시는 영의 양식을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늘의 떡을 한번 맛본 사람은 더욱 더 그것을 구하는 자(롬 5:9-10)들이 될 것입니다. 그럼 우리 주께서는 넉넉한 은혜와 의로 우리를 먹이시고 입히시고 배불리우실 것입니다. 이러한 놀라운 축복이 우리에게 있는데 엉뚱한 헛배가 불러서 그 생명의 떡을 먹고 생명의 샘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얼마나 우매한 사람들입니까? 시편 42편 1절의 고백이 오늘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시편 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