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복음의 위대한 능력을 다시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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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

 

“키토 공항에 내리거든 절대 뛰거나 급히 계단을 오르내리지 말게.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겐 호흡 곤란을 느낄 수 있다네…. “ 첫 방문 때부터 주의 사항을 들은 터라 이번에도 비행기에서 내려 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 호흡 컨디션을 조절하며 검색대로 향했습니다.  처음 두 차례 방문 때 세관 검사원에게 불려가 시답잖은 개인용품까지 몽땅 털려 검사를 당하느라 2시간 이상을 지체하는 신고식(?)을 톡톡히 치루고 첫 인상을 구긴지라 이번의 싱거운 통과는 한결 산뜻한 환영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해발 9천350피트,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수도 키토, 적도에 가까운 안데스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어 낮에는 화씨 60-70도를 오르내리고 밤에는 40-50도로 내려가 서늘한 늦가을 날씨가 연중 계속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한국이 자랑하는 9천 3피트의 백두산이 년 중 8개월 눈으로 덮이는 것과 비교하면 ‘어떻게 이렇게 높은 산 중턱에 도시를 건설하고 사람이 살았을 까?’ 의구심이 날 정도며 높이 6천398피트라는 한라산은 한참 아래입니다. 미국 돈 달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환전의 불편은 없으나 물건을 살 때는 반드시 흥정을 해서 사야하고 스페인어만 구사하는 주민들에게 ‘바디랭귀지(Body Language)가 아니면 대화는 먹통이고 음식 사먹기도 어렵습니다. 키토 도심에 잘 보존된 16세기 건물들과 천주교 사원들, 중심부의 거리는 자동차 한 대가 One Way로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고, 길 좌우에 빈틈없이 촘촘히 들어선 상점들이 활기차게 옛 추억을 팔고 있습니다.

해발 2천 피트 떼나(TENA)시에서 복음을 전하는 옛 친구 선교사를 방문하는 단기 선교가 목적이긴 하지만 해발 9천350피트 키토에서 굽이진 산길 아슬아슬 꼬불꼬불 곳곳이 끊기고 토사가 덮쳤으며 바위들이 길을 막고 서행을 손짓합니다.  창조이후 사람 발이 닿은 적이 없는 숲, 크고 작은 폭포들이 셀 수없이 떨어지는 120마일 4시 간은 완전 자연 생태계 속 박물관을 지나오는 듯합니다. 그리고 복음의 위대한 능력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잘 나가던 직장인이 어느 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며 하던 일을 접고 만학으로 신학을 하더니 선교사로 이곳으로 파송되어 고향 산천은 물론이고, 수 십년지기 친구들, 쌓아올린 명성, 모아둔 재산, 성공한 자녀들을 모두 뒤로 하고 남미 정글에서 가장 사나운 부족  ‘와오다니’(50년 전 미국 선교사 짐 엘리엇과 그 일행 넷을 창으로 살해한 부족)들과 살을 비비고 한 상에 앉아 발음하기도 힘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삶의 영역을 공유합니다. 그저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는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가르침 중에서 빼 놓을 수없는 마지막 명령(Last commandment)과 데임 명령(Great commandment) -. 그를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가서 제자로 삼으라는 말씀입니다.  예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에서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마가 12:30,31)와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마태 28:19,20). 그리스도의 명령을 믿고 순종하며 따라가는 에콰도르 김창호 선교사에게 하나님의 축복이 넘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