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활의 주님의 평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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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미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67만명이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약 3만5천명에 달했습니다. 며칠 전에는 뉴스를 보다가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뉴욕주 소식이었는데, 사망자 수가 7,000명(현재 약 14,000명)이 넘자 시신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해서, 평소 무연고자 시신을 매장하는데 사용하던 Hart Island에 시신들을 가매장한다는 뉴스였습니다. 실제 매장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가슴이 저렸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담고 있는 말씀에서 ‘평강’이라는 단어를 보고 묵상하는 중, 지금 미국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평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서에서 ‘평강’(헬라어는 한 단어이지만 우리말 성경에서는 평강, 평안, 평화, 화평 등으로 번역함)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장면들을 더 찾아 보았습니다. 이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한 장면은 부활 사건 전후였습니다. 부활하신 후, 무덤에서 만난 여인들에게, 그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에게 이 평강을 주신 겁니다.

그리고 한 번은 혈루병으로 고생하던 여인에게 평강을 주셨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주님의 옷자락을 만진 후 자신의 병이 치유된 걸 알고 어쩔 줄 몰라하는 여인에게 주님은 평안히 가라고 말씀해주신 겁니다. 원어를 그대로 번역하면, “평화를 가지고 가라” 입니다. 주님은 여인이 12년 동안 질병으로 인한 육신의 고통, 소외로 인한 외로움의 아픔을 견뎌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던 겁니다. 그래서 이젠 그 흑암과 같은 시간이 끝났으니, 내가 주는 이 평화를 가지고 가서 맘껏 누리라고 위로해주신 겁니다. 일곱 귀신에 사로잡혀 힘들어 하던 막달라 마리아는 주님을 만난 후, 그 귀신들에게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주신 은혜가 너무 감사해서, 마리아는 주님을 찾아와 눈물로 주님의 발을 적시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아드리고 그 발에 입 맞추고 가져온 향유를 부어드렸습니다. 이때 주님은 마리아에게도 내가 주는 평화를 가지고 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은 마리아가 귀신 때문에 겪어야했을 그 엄청난 고통의 세월을 잘 알고 계셨던 겁니다. 그래서 평화를 선물로 주신 겁니다.

요한복음 14장에서 주님은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의 질(quality)를 직접 설명해주셨습니다. 내가 주는 평화는 나의 평화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주님을 가득 채우고 있던 바로 그 평화라는 겁니다. 그래서 주님의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질적으로 다르다고 가르쳐주십니다. 휘발성이 강해서 환경이 바뀌면 금방 사라지고 마는 세상의 평화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겁니다.

평화에 대한 주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주님께로부터 평안을 선물 받은 주님의 제자들과 혈루병으로 고생하던 여인과 일곱 귀신에 시달렸던 마리아가 부러워집니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보니 부러워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계시록 3장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문을 여는 자들, 즉 복음을 듣고 부활의 주님을 영접하는 자들 안에 주님께서 직접 임하신다고 약속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갈라디아서 2장 말씀처럼 우리 안에는 부활의 주님께서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믿음의 성도들은 늘 주님의 평강을 누리고 있는 겁니다.

백악관에 COVID-19 사태를 담당할 Task Force Team이 구성되었고, 부통령 마이크 펜스가  팀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미팅 전 T.F. Team 멤버 전원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장면이 뉴스에 실렸습니다. 그곳에 임재하신 부활의 주님께서 참석자 모두에게 부어주시는 평강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험악한 상황일수록 기도를 쉬지 않길 바랍니다. 그래서 부활의 주님께서 임하셔서 직접 부어주시는 평화를 우리 모두가 풍성하게 누리게 되길 바랍니다. 또한 나라를 위한 중보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 바이러스를 거두어가시는 역사도 함께 체험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