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과 중국은 한일간 다툼을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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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한미자유연맹 부총재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국내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최고조에 이르며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북한과 중국은 크게 환영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한다. 최근 북한은 일본의 경제보복을 언급하면서 “아베패당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고집하는 한 ‘모기장밖에 쫓겨난 신세’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터넷 소식에 따르면 북한 매체 ‘메아리’는 지난17일 ‘스스로 초래한 <모기장밖에 쫓겨난 신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시 일본을 정치난쟁이, 간특한 섬나라족속, 경제동물로 야유 조소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평가는 정확하다고 해야 할 것”이라며 맹비난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중국등 공산권에 대응을 위해서도 한.일관계를 회복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북한 매체 메아리는 일본이 내외여론의 비난이 고조되자 “연일 ‘군사전용이 가능한 화학물질들이 남조선을 통해 북조선으로 흘러갈 우려가 있다.’, ‘남조선이 대조선제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이 된다.’, ‘독가스나 화학무기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물질들의 행선지는 북조선으로 지목된다.’는 억지 여론을 내돌리며 저들의 행위를 합리화해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매체는 “남조선법원의 응당한 판결에 비열한 수단으로 앙갚음을 하려는 섬나라족속들의 치졸한 경제보복도 문제이지만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을 걸고들며 저들의 불법무법의 날강도행위를 정당화하려는 일본반동들의 행태야말로 우리에 대한 용납 못할 정치적 도발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조선반도와 지역에 화해와 평화의 기운이 전례 없이 높아가고 있는 속에서도 유독 일본만이 대조선 제재압박의 외로운 ‘곡조’를 지겹게 불어대고 있으니 이런 나라를 누가 대상하겠다고 하겠는가”라고 묻고는 “일본이 국제무대에서 정치난쟁이로 배척받으며 외로운 섬나라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내에서 반일본 제품과 반일 감정이 불붙듯 일어나고 있다. 그러면 현재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가.. 일본 정부는 추가 제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백색국가 혜택 제외’+’알파'(금융분야 제재 등?)가 예상된다. 우리 한국이 일본을 향해 강경하게 나가는 배경에는, 소재나 장비의 국산화에 대한 낙관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노력하면 국산화, 다변화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상황 오판’에 해당한다. 물론 우리민족은 우수한 민족이므로 마음 먹고 노력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일본산에 필적하는 소재나 장비를 자체 개발해낼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두 가지 근원적 문제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언제 완성되냐?’는 문제(시간의 문제)와, ‘굳이 그럴 가치가 있냐?’는 문제(경제성 문제)가 그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소재(장비)의 완전 국산화에 3년이 걸린다고 칠 때, 그렇다면 국산화 될 때까지 우리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소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어 ‘수율저하’ 현상을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수율저하’는 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국가 경쟁력의 약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시간의 문제’ 못지 않게 ‘경제성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가며 소재나 장비 국산화에 막대한 인건비, 생산시설 투자비 등을 쏟아부은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비록 자체 개발에 성공했지만 판매 제한을 맞게 된다. 불화수소를 예로 들면, 한국내 반도체 관련 업체로 제한된다. 국산화에 성공한 소재나 장비의 해외 수출을 시도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사이에 더 높은 수준의 제품을 선보일 것이 분명한 일본 소재나 장비 업체들을 능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대기업들(삼성, SK) 입장에서는 이전의 일본산 보다 높은 가격으로 국산 소재나 장비를 구매함으로써 ‘원가 상승’ 부담을 떠 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 다시 말해, 반도체 최종 품질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원가만 더 높아진 상태가 되는 것이다. 결국 한국 반도체의 가격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다변화’라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미국, 독일, 중국 등이 일부 소재나 장비를 생산하고는 있지만 일본산과는 품질 측면에서 아직 격차가 존재하는 상태다. 아울러, 미국이나 독일로부터 소재나 장비를 공급받는다면, 지척의 일본에 비해 훨씬 높은 물류 코스트를 감내해야 한다. A/S상의 불편함도 존재한다. 이미 한국과 일본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모범적으로 국제 분업을 실시하면서 이로인한 효율성이 최고로 발현되는 상태다. 즉, 일본은 주특기인 ‘소재 분야’와 ‘장비 분야’에 집중하고, 한국은 주특기인 ‘제조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상호 Win-Win을 추구해왔다. 현재 한국이 시도하는 ‘자력 갱생’이 가장 잘 실현된 곳은 다름 아닌 오늘날의 북한이다. 우리는 현재의 한.일 분쟁을 기뻐하고 있는 나라가 바로 북한, 중국등의 한.미.일 동맹국의 적성국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