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은 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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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한미자유연맹 부총재)

북한이 대북전단문제를 빌미로지난 16일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탄으로 폭파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4·27 판문점 선언에 합의함 따라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사무소로 사용되었던 4층짜리 건물을 97억 8000만원을 들여 개,보수해 그해 9월 문을 열었다.나름 남.북 교류의 상징인 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 김여정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을 강력비난하며 사무소 폭파를 경고한지 3일 만에 폭파되었다.그렇다면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진짜 저의는 무엇인가?

원래 북한의 핵 스케줄표에 2020년은 명실공히 핵보유국임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해였다.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장거리발사, 이동식발사, 잠수함 발사 등 각종 형태로 다수의 핵탄두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한미로부터 기정사실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이번 폭파의 진짜 저의는 이제 배치가 완료되었으니, 핵보유국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한 치의 오차 없이 스케줄데로 가고 있다.앞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저강도 도발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도발 후 우여곡절끝에 화해에 이르려면 그 대가는 제재해제와 경제지원이 될 것이다.이렇게 한반도는 핵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우리는 그동안의 남북화해국면이 북의 계획 속의 일부였던 시간벌기용 평화, 전략적 가짜평화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향후,북한의 추가 조치는, “남북관계를 단절시키고 비난전을 강화하며, 온·오프라인 테러, 국지전, 핵미사일 도발 등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하게 분석되는 것은 북한 내 남측 시설 철거라든지, 포격 파괴가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나 포격 파괴 행위가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며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극적 홍보 효과를 가질 수 있고 우리 정부나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북한이 이러한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에 러브콜을 보내던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가도에 올인하며 전략적으로 북한을 무시하는 추세이며 이런 기조는 대선 이후 미국에 새로운 행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북한에 대한 무관심 정책으로 향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이번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같은 사건은 나름 극적효과와 함께 미국정부의 북한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수 있다.북한은 이런점을 노리고 있다.

북한의 현재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의 의도는 선도발 후대화로 안보와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다.물론 최고 수뇌를 건드리는 전단살포 금지도 필요로 하겠지만 보다 큰 그림을 보자면, 전략적 도발 후 핵보유국으로서 군축 협상을 통해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 평화 무드를 재조성하는 게 북한의 목적이라는 이야기다.북한은 ‘긴장 조성-책임 전가-핵미사일 도발-협상’이라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5월24일 당 군사중앙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지시한 “격동적 위치에서 전략무기를 운용하라. 각 부마다 관련 세부 대책을 세우라”는 지침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겉으로는 대북 전단 문제를 내세웠지만 실제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를 통해 긴장을 조성하고 그 책임을 남측에 전가해서 핵미사일 도발을 할 명분을 만드는 것이다. 자기들(북한)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남측에서는 전단을 날리고 적대행위를 계속하니 우리도 자위권 차원에서 핵미사일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이런 논리를 내세우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의 강력 도발에는 남한 정부 길들이기의 목적도 있다.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가 자임하는 ‘중재자’ ‘촉진자’ 역할에이미 선을 그어왔다. 우리 정부가 제시하는 인도적 지원이나 개별 관광 등의 협력방안에 북한에 눈 하나 깜짝 않는 것은 ‘미국과의 직거래’를 위한 의도적인 한국 정부 패싱 전술이다.우리 정부를 길들이고 미국과의 더 큰 딜을 노리는, 미국을 바라보는 정책이다.

김정은의 노림수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파괴 등의 도발을 통해서,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우리 정부에 책임을 완전히 전가하고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건조한다든지 SLBM 시험발사를 거쳐 핵미사일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고 선언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보유국 위상을 각인시키려는데 있는것으로 분석된다. 그 후 핵보유국 자격으로 대선 이후의 미국 행정부와 협상을 통해 경제난 탈출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핵미사일 체계 완성을 위한 북한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이런 숨겨진 목적을 가지고 북한은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