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북한의 신(新) 고난의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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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목사(시카고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총무, NIM 대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세포비서대회에서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선언 이후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어떠했을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너나 잘 해라’라는 마음들이었을 것입니다. 자신은 고난의 행군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았던 김정은이 고난의 행군의 끔찍한 고통을 기억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고난의 행군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물론 북한 내부가 장기간의 대북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통제로 너무나 힘들지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와는 다릅니다. 배급이 중단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정권만 바라보다가 굶주려 죽고, 병들어 죽었을 때와는 다릅니다. 그 시절의 고난의 행군을 버티면서 살아남은 북한 주민들은 생존을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 모내기 철을 맞이하여 한창 바쁜 북한 주민들에게 김정은 최고존엄에 대한 우상화 교육을 다시 강조하는 교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도당위원회의 지시로 최고지도자에 대한 위대성을 드러내는 교육을 각 지역의 상황에 맞는 성과들과 연결시켜서 실시하라고 지시된 것입니다. 태풍과 수해로 입은 자신들의 피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정부의 명령에 억지로 동원되어서 했던 피해복구나 주택건설 사업 등을 선전하는 이야기들은 도리어 분노를 일으키는 역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그렇게도 북한 주민들을 닦달하면서 하는 우상화 교육은 이제 더 이상 북한 주민들의 눈을 가린 채 거짓을 세뇌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도력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에서, 형식적인 행사를 통해 강요하는 지도자의 위대성에 대한 우상화 교육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장마당이라는 새로운 시장경제를 통해 자라난 북한의 20-30대인 MZ 세대들에게는 이런 우상화 교육의 영향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 젊은 세대는 새로운 경제관념과 가치를 부모와 사회로부터 직접 체득한 세대입니다. 그들을 먹여 살린 것은 당과 수령이 아니라, 장마당과 일터 등에서 피땀 흘리며 일해서 자신들을 먹여 살린 부모님 이었습니다. 이제 충성의 대상, 신뢰의 대상은 당이 아니라 가족이고 나 자신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이 계속해서 사상 통제, 정보 통제를 강화하는 것에도 불만이 많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아직도 거부하지 못하지만 김정은 정권은 이제 비웃음 거리, 조롱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무력을 가지고 가혹한 처벌을 통한 공포정치를 휘두르는 정권이기에 몸을 사리고 있지만, 통제와 감시의 눈을 피해서 그 불만의 강도는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염두해두고, 북한이 열리고 복음으로 변화되는 일들을 위해서 계속 기도하길 바랍니다.  첫째, 북한 동포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합시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굶주리는 그 땅에 양식과 복음이 전해지도록 계속 기도합시다. 모든 수용소의 철폐와 북한 동포들의 자유를 위해, 참 소망되시는 예수 복음의 빛을 북한 전역에 비치는 은혜가 임하길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두번째로, 선교사님들과 선교 사역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북한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복음적 통일을 위해 헌신하는 사역자들의 영적 육적 강건함과 선교사역들의 필요가 채워지고, 그들에게 지혜와 능력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그리고 억류되어 있는 선교사님들을 위해 끝까지 기도합시다. 세번째로, 한반도와 주변 국가 지도자들과 관련된 상황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공의와 사랑을 이루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각 나라의 리더들에게 지혜를 주시고, 북한 정권의 악한 계획들이 무너지고 복음의 문이 열리도록 기도합시다.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신뢰하며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