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랑해선 안 될 사랑, 금지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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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사랑의 국경선‘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관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1980년대  독일 영화가 있습니다. 분단 시절, 첨예한 이념과 체제 갈등으로 동독과 서독이 나뉘어 장벽을 사이에 두고 대치 할 때, 두 딸을 둔 한 어머니의 가슴속에 도도히 흐르는 모성애가 무한한 파워와 절대적인 희생으로 표출, 이념도 체제 갈등도 국경도 무너뜨린 모성애의 승리이며 자유의 승리를 그려낸 휴먼 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사랑해선 안 될 사랑을’이라는 1960년대 흑백 영화도 있고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죄이라서 ~ ’라는 노래 가사도 있습니다.

인간의 가슴속에 대대로 흐르는 사랑의 강줄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은 사랑이신 하나님의 성품이 그대로 담겨 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12제자 중 막내인 요한은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친형인 야고보와 함께 그를 따랐으나, 90세가 넘도록 장수한 유일한 제자일 뿐만 아니라 요한복음과 요한 1, 2, 3서 그리고 요한 계시록을 기록한 장수 베테랑이 되었습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요 13:34)는 그리스도의 말씀은, 모세 오경 레위기에 가장 잘 알려진 구절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레 19:18)는 말씀과 아주 비슷한 것 같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모세에게 사랑을 말씀하실 때는 “이웃”이라는 조건적인 제한 범위를 주신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되 “이웃”이라는 조건에 맞지 않는 사랑을 해서는 안 된다는 사랑의 금지명령이 되기도 합니다.

사랑 할 수 없는 이웃, 사랑해서는 안 될 금지된 사랑, 이념도 체제도 아닌 하나님의 명령,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은 있으나 “네 이웃”이라는 장벽 때문에 사랑하는 대신 더 많은 미움과 분쟁, 차별과 희생, 등을 치러야 했습니다.  사랑하되 아브라함의 후손, 유대인들에게 제한되어 있어, 이 범위를 벗어난 이방인들은 완전히 제외되었을 뿐 아니라 ‘이방죄인’ 혹은 ‘개들’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늘 미움과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새 계명은 완전히 새로운 대상과 범위를 목표로 할 뿐 아니라 ‘네가 네 자신을 사랑 한 것 같이’가 아니라 ‘내가 너희를 사랑 한 것 같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주셨습니다. 유대인이나 이방인 인종 구별이 없고, 종이나 자유자 신분 구별이 없으며, 남자나 여자 성별 구별이 없고 지식인이나 야만인 학문적인 구분이 없기 때문에 대립을 하거나 분쟁 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랑 할 수 없는 이웃이 아니라 사랑해야하는 이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사랑으로 우리를 구속하셔서 거듭난 새 사람이 되었으며, 새 언약의 상속자가 되어 새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이 되었습니다. 사랑 할 수 없던 이웃이 사랑의 대상이 된 새 노래, ‘사랑해선 안 될 사람들’이 아니라 ‘사랑 못해 애달 난 사람들’입니다.

새 노래를 부르게 해 주신 사랑하는 그를 위해 영원히 함께 부를 사랑의 노래!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 (1요 4:7,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