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살과 피를 먹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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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세상에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각 나라의 풍습과 문화 그리고 인종에 따라 음식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기도 합니다. 중국 저장성 둥양시에는 숫총각 달걀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10세 미만의 남자아이의 소변에 삶은 달걀이라고 합니다. 봄철에 이 오줌 달걀을 먹으면 한여름 일사병을 막아주고 심장도 튼튼하게 해 준다는 속설이 있어 오늘날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오줌 달걀을 즐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베트남에는 띠엣깐이라는 전통 음식이 있는데 이는 오리나 돼지, 토끼 등 동물의 피에 고기, 간, 땅콩 등 여러 재료를 섞은 음식으로 베트남 북부지역에서는 든든한 아침 식사나 술안주로 즐겨먹는 다고 합니다. 아무리 각 나라의 풍습에 따라 이런 다양한 음식이 있다고는 하나 우리가 이런 음식을 이해하고 먹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끔찍하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그런데 요한복음 6장에 보면 이렇게 처음 들어보는 끔찍한 음식으로 인해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신 후 수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잠시 군중들을 피하기 위하여 기도하고자 가버나움으로 건너가셨지만 그곳에서도 몰려드는 사람들을 피하실 수 는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표적을 더 보기 위하여 몰려든 사람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는 음식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기 자신을 생명의 떡이라고 소개하셨습니다.(요 6:35) 그런데 이런 음식은 유대인들이 한번도 들어 보지 못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무슨 소리인가? 서로 수군거리기(요 6:41) 시작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떡이라 하는 것도 황당했는데 이제 더 황당한 것은 자기의 살을 먹으라는 것입니다(요 6:51). 그런데 그들의 황당함은 여기서 다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더욱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하시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생명의 떡이므로 살을 먹으라는 것도 기가 막힌데 지금은 자신의 피를 마시라는 것입니다(요 6:53). 이 말씀을 듣고 유대인들은 까무러치는 줄 알았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구약의 율법에 고기를 먹을 때 절대 피는 먹지 말라고 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창 9:4; 신 12:16). 이제 여기까지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유대인들은 이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전까지 따르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 황당한 이야기를 듣고는 예수님을 떠나 갑니다(요 6:66).

지금 예수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는 말씀을 듣고 놀라거나 거부감을 느끼실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예수님을 처음 만난 사람들, 그의 가르침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가졌을 놀라움을 우리는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살과 피를 먹어야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그들은 경악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초대교회는 제국 로마시대 당시 예수의 피와 살을 상징하는 포도주를 나누고 떡을 떼는 성찬을 두고 사람의 피와 살을 먹는 식인종 집단이라고 하는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성찬예식을 통하여 영적인 의미로 적용합니다. 유월절 어린양을 잡아 그 고기를 먹는 것이 이스라엘에게 구속을 준 것처럼(출 12:13), 성찬을 먹는 것이 유월절 어린양의 원형이신 예수님께서 오셔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살이 뜯기고 피흘림을 통하여 우리가 구원을 얻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살을 먹고 그 피를 마시는 것을 개인의 영적인 삶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말씀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고(요 1:1) 그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오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요 1:14). 그러므로 그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영적 신앙의 행위는 그분의 말씀을 묵상하고 내 영을 말씀으로 채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일 아침 그분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나를 위해 살이 뜯기시고 피를 흘리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는 것입니다. 예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것은 믿음으로 그분이 죽으심으로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영원한 생명을 전유(專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것은 생명과를 먹는 것입니다. 생명과는 하늘에 가서야 먹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나의 삶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에게 살과 피를 나눠주신 그리스도를 먹고 마시면. 곧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내 입에 꿀송이 처럼 달게 먹으면 그것이 영생의 생명과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