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샘이 깊은 우물] 마중물(Priming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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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권 목사/크로스포인트교회 담임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시골에서 자랄 때 기억 중에 동내 공동 우물에서 물을 길어 나르던 ‘물동이 인 여인들’의 모습이 가끔 생각나곤 합니다.  고쟁이 한복에 허리 살은 보일락 말락, 머리에 받친 또와리 끈을 입에 물고 한 손으로 물동이 꼭지를 다른 손으론 출렁거려 넘쳐흐르는 물동이 물을 연달아 뿌리면서 총총 걸음 걷던 아낙네들 -.  싱크대에서 더운 물 찬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목욕탕에 수세식 변기며 처마 밑까지 자동차가 들어오는 요즘 생각하면 아주 까마득한 전설속의 옛날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당시의 공동 우물은 우리 집을 비록 이웃들의 생명수 공급원이며 아낙네들의 정보수집소고, 빨래터요 어둠이 깔린 후에는 공동 목욕탕이기도 했습니다.

몇 년 후 전기가 들어오고, 집 뒤편에 펌프질 하는 자가용 우물을 팠습니다.  더 이상 공동 우물에 갈 필요가 없어 갑부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발전을 이룬 것입니다. 그런데 이 펌프는 이따금 물이 빠져 바가지로 새 물을 퍼 붓고 몇 번 헛 펌프질을 해야 물이 따라 올라오곤 하는 불편이 있었습니다.  물을 퍼 올리기 위해서 펌프에 붓는 물을 마중물(Priming Water)이라고 합니다. 순전한 우리말이지만 귀엽고 온순하고 친근감을 갖게 하는 착한 어감을 줍니다.  귀한 손님이 오면 뛰어나가 마중하여 모셔오듯 마중물이 밖으로 나올 수 없던 지하수를 펑펑 달고 올라옵니다. 마중물은 땅속 깊은 샘 속에 신선한 물을 끌어 올려주는 일을 하지만 쓰고 버리는 허드렛물은 아닙니다. 우물을 오염 시키는 더러운 물이나 구정물은 마중물로 사용 할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에 복음을 전하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보내신 마중물입니다. 예수께서도 친히 말씀하시기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 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가 10:45) 하셨습니다. 섬김을 받으시던 그가 섬기려 오셨습니다. 인간을 창조하신 그가 여자의 몸을 통해 태어나셨습니다. 무한 한 능력과 전지하신 그가 한계를 정하시고 사람이 되셨습니다. 우리를 하늘나라로 데려가기 위해서 마중 나오신 것입니다.  죄 때문에 데려 갈 수 없어 우리의 죗값도 대신 지불하셨습니다.

사도 요한은 요한 1서 4장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 (1요 4:9-10)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데리려 마중물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다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사랑하시는 여러분, 여러분은 하늘에서 마중 나오신 마중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셨습니까? 그는 오늘도 여러분을 하늘나라로 인도하기 위해서 마음의 문 밖에 서서 못 자국 난 손으로 두드리고 계십니다. 창에 찔린 옆구리 상처와 발에도 못자 국이 있습니다.  대속의 값을 치루시면서 당하신 상처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 (계시록 3:20)  ‘노크’소리 들리십니까? 조용히 마음의 문을 열고 모셔드리십시오! 찬송가 가사처럼 “주여 내가 믿으니 오소서 오소서, 주여 환영하오니 오소서 오소서, 생명 길로 이끗아 슬픔 위로 하시고, 진리 알게 하소서 오소서 오소서”  Welcome Jesus Christ! 하십시오.  갈증 나는 컵의 물이나 병 물이 아니라 영원한 생수, 한 번 마시면 다시 목마르지 않는 생명수 샘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는 또 다른 마중물이 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꼭 기억하십시요. 여러분은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고 그 죄를 회개하셔야만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죄와는 동거는 하 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그 날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