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명수를 흘려 보내는 퐁 뒤 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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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을 여행할 때 꼭 들르는 필수 관광 코스가 있습니다. 그곳의 이름은 퐁 뒤 가르(Pont Du Gard)입니다. 아비뇽에서 약 25km 떨어진 이곳에는 가르(Gard) 강 줄기를 가로 질러 2000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키며 로마 제국 당시의 건축과 수력 공학의 위대함을 증거하고 있는 웅장한 다리가 세워져 있습니다. 사실 이 다리는 사람이나 운송수단을 건너게 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상수도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한 수도교로서 세워진 다리입니다. 당시 로마제국 사람들이 많이 몰려 살던 도시 님(Nîmes)으로 물을 끌어오기 위해 수원지였던 북쪽의 위제스(Uzès)로부터 수로를 연결하였는데 그 길이는 무려 50km에 이릅니다. 특별히 이 수로가 공학적으로 높이 평가를 받는 이유는 그 먼 거리를 물이 자연스럽게 낙차 에너지 만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 정교하게 고저를 계산하여 건축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결되어진 수로는 마침내 가르 강을 만나게 되었는데 흐르는 수로의 물이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도교를 건축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까지도 2000여년 전 처음 세워졌을 당시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 수도교는 현재 길이 275미터에 높이가 무려 48미터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대 시절의 다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웅장한 다리를 오늘날과 같은 중장비가 없던 그 시절 5천 여명의 인부들의 수고로 단지 5년만에 완공 하였다니 그 당시 로마 제국의 토목 건축 기술은 실로 대단한 것이 아닐 수 가 없습니다. 이렇게 세워진 수도교는 완공된 이후 500여년이 넘도록 그 기능을 완벽히 수행하여 당시 인구 2만명의 사람들이 살던 님(Nîmes) 도시에 상수도와 분수, 온천장 등을 제공하며 쾌적한 도시생활과 깨끗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더구나 다리의 외관 또한 로마 제국 당시의 예술적인 건축미를 가지고 있어 주변환경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어 냅니다. 1985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적에 등재되어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2000년을 이어온 로마 제국의 위대했던 역사와 당시의 문명에 크게 감동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대한 고대 건축물이 세워진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단 한가지 이유였습니다. 물, 인구가 많았던 고대 로마에서 ‘물’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생존과 직결된 아주 중요한 자원이었습니다. 로마 제국 내의 도시들은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서 거대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다 많은 물 자원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결국 높은 산 위의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수로 시설로서 퐁 뒤 가르와 같은 웅장한 수로 시설을 건설하게 된 것입니다.

구약 성경 에스겔서에는 물에 관한 이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에스겔은 이상 가운데 성전에 이르게 되는데 그는 그 성전 문지방 밑으로 물이 흘러 나오는 모습을 봅니다. 에스겔이 이상 가운데 그 물을 보니 성전에서 시작된 그 물은 점점 깊어지고 넓어져 큰 강물을 이루게 됩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그 강물이 흘러 가는 곳에는 모든 생물이 번성하게 되어 고기가 심히 많아지고 강 좌우에는 각종 먹을 과실나무가 자라서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는 장면을 봅니다(겔 47:1-12). 에스겔이 보았던 성전에서 부터 흘러나오는 생명강의 이상을 신약시대의 사도 요한도 똑같이 보게 됩니다. 어린 양의 보좌로 부터 흘러 나오는 생명수의 강이 흐르는 장면 속에 강 좌우에는 생명나무가 무성하고 열매들이 맺히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계 22:1-2). 이 두 이상은 같은 장면으로 하나님의 보좌로 부터 흘러나와 모든 만물을 소성케 하는 생명강에 대한 이상입니다. 이 땅에 모든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고 연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물이 필요하듯이 영적인 삶에도 생명의 물이 필요합니다. 이 생명의 물은 그 진원지가 분명한데 생명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연결 되어 있어야지만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을 공급 받을 수 있다고 성경을 말합니다(요 4:14). 고대 로마 사람들이 물을 얻기 위하여 퐁 뒤 가르와 같은 수도교를 건축하였던 것 처럼 우리도 매일의 삶이 생명수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어진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직 그 분으로부터 흘러 나오는 생수만이 우리에게 영원한 삶을 보장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성경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물은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흘러가야 합니다. 그래서 먼저 된 자로서 주님의 생명수를 경험한 우리들은 생명의 물을 흘려 보내야 합니다.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요 7:38).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주를 믿고 생명의 물을 받은 우리는 그 물을 다른 이들에게 흘려 보내는 생수의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퐁 뒤 가르가 로마 제국 백성들에게 물의 통로가 되었던 것 처럼 우리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생명수를 흘려 보내는 영적 퐁 뒤 가르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