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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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이웃교회/미육군 군목)

 

지난 주간엔 군복무를 마치고 은퇴하는 12명의 예비역 장교 전역식에 참석하였습니다. 그중엔 방송국의 뉴스 엥커로부터, 대학의 교수, 그리고 직장인등 사회에서 다양하게 직업을 가진 군인들 였습니다. 그들이 군에 복무한 기간은 대부분 적게는 25년에서 30년을 훌쩍넘긴 베테랑들로, 군을 떠나며 남기는 그들의 고별사는 특별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가족들의 희생에 고마움을 표하며 눈시울을 적시면서도, 군복무를 통해 나라를 섬기며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을 가장 큰 영광과 자랑으로 여긴다는 고백였습니다. 나라의 부름을 받고 자신들 생애의 오랜 시간을 헌신하며, 멋진 선한싸움을 마친 이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그렇습니다. 삶의 아름다움은 ‘어떻게 내 인생이 쓰여졌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부름받은 존재요, 보냄을 받은 인생”으로 깨닫고 살아갈 때 그 삶의 아름다움의 꽃이 피어나게 됩니다. 저는 우리를 이같은 아름다운 인생길로 부르시는 거룩한 초청을 부활하신 예수에게서 듣게 됩니다.

 

복음서의 기록을 보면,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처형된후 그를 따르던 제자들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볼 수가 있습니다. 예수께서 무덤에서 일어나신 그날 저녁에 부활하신 예수를 여전히 믿지 못했던 제자들은 문이란 문들은 다 걸어잠그고 공포와 두려움에 질려 한 가정에 모여있었습니다. 그같은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들 한가운데 나타나셔서 “평안이 있을 지어다!” (Peace be with you!) 위로하며 그들을 방문하십니다. 그리고 재차 “평안이 있을 지어다” 전하며, 그들에게 “내가 너희를 세상에 보내노라”고 말씀하십니다. (요20:19-23) 겁과 두려움에 질려 숨어있던 제자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당부하심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오늘날도 문을 걸어잠그고 집안에 숨은 제자들처럼, 두려움과 공포감에 휩싸여 자신의 인생을 한 발짝도 앞으로 내딛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두려움에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인생 (A Fear-Driven Life)이며, 이들에게 가장 절박한 필요는 “평안”일 것입니다. 성경에 예수님이 전한 “평안”은 세상이 줄 수 없는 놀라운 평화였습니다.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전하신 “평안”의 인사는 죽음을 정복하고 새하늘과 새땅의 새로운 역사가 이땅에 이미 시작되었음을 일깨워 주는 것으로, 하나님 나라의 권능을 힘입는 평화였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전쟁과 적군이 사라진 세계에 찾아오는 정치적 사회적 그리고 외면적 안정의 개념이 아닙니다. “조화” 와 “충만” 그리고 “완전”을 내포하는  “샬롬” 곧, 관계적이며 영적인 평화였습니다. 당시는 군사적 그리고 정치적으로 200년간 로마의 평화가 이어진 팍스 로마나(Pax Romana)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로마황제가 가져온 “평화”는 칼과 창으로 성취한 곧, 두려움과 공포를 바탕으로한 세계질서일 뿐입니다. 부활하신 예수가 가져온 “샬롬”은 어떠한 세상의 억압과 공포로도 꺾을 수 없는 영혼에 찾아온 만족과 충만였던 것입니다.

 

그 부활의 주님이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들을 세상에 내보내듯, 부활의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부름과 보냄”을 받은 인생임을 알게됩니다. 세상이 주는 두려움과 공포로인해 더이상 문을 걸어잠글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부활로 시작된 새하늘과 새땅의 주님 통치속에 평화가 있음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막은 돌이 그의 부활과 함께 굴러갔듯, 예수님안에 있는 부활의 능력이 우리의 삶의 모든 닫혀진 문들을 열게하십니다. 그리고 예수께서 이루실 “샬롬”을 증거하도록 우리를 담대히 세상으로 나아가게하는 “보냄을 받은 삶”을 살게하십니다. 인간이 만든 인위적 평화(man-made peace)가 200년을 이어간 로마 황제의 팍스 로마나(Pax Romana)였다면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가 친히 이루실 “예수의 평화”(Pax Christus)는 영원한 샬롬이 될 것을 믿습니다. 이같이 “부름과 보냄”을 받은 이들을 향해 부활하신 주님이 숨을 불어 넣어 주시며, “성령을 받으라!” 약속해 주셨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성령은 생명을 풍요케하는 하나님의 숨결(Life-giving Spirit)이며, 우리옆에 가까이 계셔(Breathing Distance)서 우리를 돕는 인도자이시기 때문입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