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거와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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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금년 대선 날짜가 다가 오는데 대통령을 위시하여 연방 상하의원, 각주 상하의원, 지방 공직 등 수가 많은데다 누가 누구인지 알기도 힘들어 나로서는 투표하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바르게 투표하기 위하여 스스로 미국의 정치 형편을 알아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국은 이민의 나라로 영국과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로 시작되고 이들은 그들의 전통과 뿌리를 가지고 왔다. 이들의 사상 관점 정치 철학은 당시 서구의 대조되는 두 이념 곧 그리스-로마 사상과 유대-기독교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로마에서는 절대권인 왕정을 벗어나 시민이 참정을 열망하여 아덴에서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민회를 통한 직접 민주제도가 시작되고 로마에서는 시민의 대표자를 통하여 치리하는 공화제가 시작된 것이 오늘 민주주의의 시초가 되었다. 시민이 투표, 토의, 법률제정, 배심, 관직 등에 참여하고 제도를 보호하기 위하여 삼권을 분리하였다. 이들은 자연법과 이성을 존중하고 미신을 타파하였다.

유대-기독교에서는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창조되고 동등한 가치와 존엄성을 가지고 태어나며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을 가지며 가난한 자와 공동체를 책임지고 있었다.

신관은 그리스-로마는 다신 숭배로 그들의 신은 사람과 같은 정서를 가지고 과오도 저지르며 많은 여신은 남신 또는 사람과도 관계를 맺었기에 사람과 친근한 위치에 있었다. 유대-기독교는 유일신으로 그는 완전하고 전능하며 영원하여 경배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리스-로마는 인본주의로 자기 이성과 생각을 따라 인간의 쾌락을 중요시하여 극장 문화가 발전하고 피를 흘리는 잔인한 경기를 즐기며 동성애가 유행하고 아내와 어린아이는 남편의 소유이며 노예제도와 인신매매가 성행하였다. 반면 유대-기독교는 신본주의로 하나님의 뜻과 법을 따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사람의 피를 흘리거나 인신매매를 금지하고 오직 남녀간의 결혼만 인정하였다. 기독교가 일어난 때 이미 그리스-로마 철학이 당시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었기에 바울, 어그스틴 등은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 이런 철학 사상으로 훈련되어 있었기에 기독교 신학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 유대인이 포로로 각지에 흩어지고 기독교인이 박해로 흩어지며 그들의 신앙을 전파하는 가운데 그리스-로마 사상과 교류하고 융화하게 됨으로 구라파는 두 이념이 공존하면서 점점 기독교 나라로 전환하였다.

미국 건국자와 헌법 제정자의 배경과 뿌리에는 구라파의 그리스-로마 사상으로 교육되고 훈련된 그리스도인들이 다수였기에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창조되고 각자 내재하는 능력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하는 민주 공화국을 만들었다. 미국의 양대 정당 민주당과 공화당은 시작과 이념이 서로 대조적이다. 미국이 왕정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하며 민주당이 결성되고(1824) 공화당은 노예제도를 반대하던 자들이 결성하여(1854) 선출한 대통령 링컨이 노예해방을 선포하였다. 두 정당은 많은 면에 서로 대조가 된다. 민주당은 인간의 균등함을 국가/공동체가 책임지나 공화당은 개인의 자유 권리 책임을 강조한다. 전자는 큰 정부로서 기회, 평등의 조절 역할을 강조하고 후자는 작은 정부로 개인의 역할을 강조하며 낙태, 동성애, 이민, 메디케어, 총기, 금융, 기후변화, 전쟁, 세금 등에도 대조되는 정책을 가진다.

낙태, 동성애 등은 그리스-로마 문화에서는 일상적인 것일 수 있으나 한국 문화에 뿌리를 둔 그리스도인인 내게는 용납되지 않는다. 자유와 평화, 근실한 노동의 정당한 대우가 마음에 들어 이민한 내게는 균등을 내세운 사회(공산)주의는 맞지 않다. 후보자 개인을 알지 못해도 소속 정당을 보고 미국이 건국자/청교도의 이상인 산 위의 도시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진 투표 권리를 사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