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선한 싸움을 싸우라(Fight The Good F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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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자녀를 양육하면서 겪게 되는 공통된 경험은 자식들을 가족의 품에서 양육할 수 있는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부모가 도울 수 있는 부분들도 아주 제한적이라는 사실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들어서면 실상 부모가 가르쳐줄 수 있는 지식도 부분적입니다. 또한 집에 언제나 남아 있을 것만 같았던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먼 곳으로 떠나 버립니다. 그러므로 실상 부모가 자녀들에게 가르쳐 줘야할 가장 소중한 일이란 인생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요, 또한 물론 신앙일 것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마주칠 수많은 삶의 도전들 속에서도 끊임없이 다시 일어나 싸울 수 있는 삶의 태도를 갖도록 돕는 것만큼 중요한 부모의 역할도 없을 것입니다. 저는 종종 군부대안에서 훈련을 받고있는 청소년들과 볼 때가 있습니다.  몸집에 어울리지 않는 군복을 입고, 아직 앞뒤좌우 구분못하고 조교를 따라 행진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트리게 됩니다. 이들은 청소년들을 돕기위해 군부대와 함께 마련한 “Youth Challenge Academy”라는 프로그램에 등록된 학생들입니다. 청소년기의 절제없는 삶으로 인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녀를 둔 가정들을 위해 주정부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군부대안에서 군인같이 유니폼을 입고, 아침운동에 참가하고, 그리고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절제된 삶의 훈련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어떤 삶의 도전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싸움에 나아가는 군인들과 같이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강인함을 배우도록 만듭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가리켜 선한 싸움을 싸우는 군인으로 비유한 것은 아주 의미심장합니다. (딤후 2:3)

 

우리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 선한 싸움을 싸워가는 “예수의 군사”로 부름 받은 것,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입었다”(딤전 6:12)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싸움”이란 전장에 나아가 전투에 임하는 것을 말합니다. 싸우지 않는 군인, 유니폼만 입고 있는 군인, 훈련받은 것만으로 졸업한 군인은 실상 참 군인이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파병된 병사들가운데 재미있는 농담이 있습니다. 실제 전투엔 참여하지 않고 전방기지(FOB)안에만 머물러 있으면서 안전과 편안을 즐기는 병사들을 가르켜 “Fobbit” (FOB+ Hobbit)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는 일입니다. 마치 Tolkien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간과 비슷한 “호빗”을 빗대어 정체성이 불분명한 군인들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우리의 신앙의 삶은 어떠한가요?  세속에 물든 성도처럼 그 정체성이 불분명한 크리스챤으로 살고 있지는 않은가요? “선한 싸움을 싸운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의 삶속에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입니다. 성경은 선한싸움을 싸우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이여, 그대는 세속의 욕심을 피하여, 의와 경건과 믿음과 사랑과 인내와 온유를 좇으시오.” (딤전 6:11절 의역) 바로 우리의 일상의 삶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는 삶인 것입니다.  저는 간혹 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에게 이같이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예배를 마치고 교회문을 나서는 순간 진정한 예배가 시작될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에 모여 머리와 입으로 예배에 참여했다면, 이젠 목아래에 붙은 손과 발로 드리는 삶의 예배를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일상에서의 성도의 선한 싸움이야 말로 “하나님이 기뻐하실 거룩한 산 제물이요” 우리가 드릴 “합당한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롬12:1)

 

어젠 감동적이고 특별한 졸업식에 참석을 했습니다.  시카고 인근의 한 미용학교 졸업식였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졸업생들 중에는 칠십을 넘긴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그가 졸업생을 대표하여 답사의 말을 전해 주었습니다. 졸업식에 참석한 청중들은 그가 미용을 공부하게된 이유를 듣게 되었을 때 사뭇 큰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몇해전 선교지에 방문하였다가 사람들의 머리를 깎아주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후 조금더 미용을 배울 수 있는 기회만을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건강과 나이를 개의치 않고 겁없이 배움의 길을 택한 그의 모습에서 큰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오직 누군가를 더 잘 돕고자하는 이유 하나로 미용을 배우게 되었다는 그의 고백을 들으며, 아직도 인생의 “선한 싸움”을 힘차게 싸워가는 성도의 귀한 모습을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의 군사로 부름받은 성도에겐 분명 “신앙의 리타이어먼트”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