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공이 아니라 섬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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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이웃 교회 담임/ 미육군 채플린)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어머니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대단한 듯 합니다. 우리가 늘 들어왔듯 동양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습니다. 곧 맹자의 어머니가 아버지없이 자라나는 아들을 위해 세번이나 이사를 하며 자식의 교육에 힘을 썼다는 이야기입니다. 현대엔 타이거맘이라고 하여 미국사회에서 엄하고 극성스럽게 자녀를 교육하는 아시안계 어머니들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물론 서버브 지역에 사는 백인 부유층으로 극성스럽게 자식들의 과외활동들을 챙기는 어머니들을 가르켜 싸커맘이라는 말도 탄생되었습니다. 한국인에게 각인된 자녀교육을 위한 아름다운 어머니상은 아마도 한석봉의 어머니요, 그녀의 교육방식 곧 한모지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자식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도, 그것이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자녀들의 인생에 대한 심각한 간섭이되고, 어떤경우엔 못다이뤘던 부모의 꿈을 자녀를 통해 이루려는 부모의 잘못된 욕심으로 전락하기 쉽습니다. 한국에선 어머니들의 치마바람도 모자라 이젠 ‘헬리콥터맘’도 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즉, 독립할 나이가 지난 자녀의 주변을 맴돌며 사사건건 그들의 삶을 간섭하며 챙겨주는 어머니들을 말한다고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요한과 야고보의 어머니’는 오늘날에 있는 아주 극성스런 어머니들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예수를 스승삼아 따라 나선 두아들을 만나고는, 당시 한참 인기가 치솟은 예수님앞에 나타나 다짜고짜 자식들을 위해 청탁을 해댑니다. 선생님이 아주 크게 되시면 자신의 두 자식들을 예수의 우편과 좌편에 앉혀 달라는 부탁였습니다. 그때 그같은 부탁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인지,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도다” (You don’t know what you are asking) (막10:38) 그리고 계속해서 말씀하시길,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들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 (마20:28) 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곧, ‘나는 섬기기위해 이땅에 온 것이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요, 누구든 나를 따르는 사람들도 섬기는 자가되어 많은 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삶으로 부른 것이요’라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이유가 자신들의 성취와 성공이 아니라, 남들을 섬김에 있다고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

 

지난주에 나일스에 있는 영화관에서 한 선교사의 삶을 다룬 다큐멘트리 영화 “서서평”이 상영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요한나 쉐핑이라는 이름을 가진 32세의 독일계 미국 간호사가 처녀의 몸으로 한국에 파송되어54세에 풍토병으로 인해 사망하기까지 22년동안 고아와 노숙인 그리고 ‘나환자의 어머니’로 한센인들을 헌신적으로 돌보고, 여성들의 교육에 힘썼던 교육자로 옥양목 저고리와 검정 통치마를 즐겨 입던 호남과 제주도에서 활동한 선교사였습니다. 그의 장례는 광주최초의 시민사회장으로 치뤄져 많은 이들의 가슴에  삶의 발자취를 남긴 것을 보게됩니다. 그녀의 소박한 침실 벽면에 걸려있던 인생의 모토(Motto)는 “Not Success, but Service”(성공이 아니라, 섬김입니다!) 였습니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본 이 영화는 큰 감동과 함께 신앙생활의 목적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교훈을 남겨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저희들만 보기에는 너무 큰 울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큰 영화관에 우리 가족 3명을 포함해 전체가 6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엄청난 공간은 당연히 영화상영 내내 큰 음향과 함께 그 공간을 크게 울려놓았습니다.  역시 영화가 보여주듯 대부분의 사람들의 관심은 성공에만 있지, 섬김에는 큰 흥미가 없는 듯하여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자녀들의 교육도, 부지런히 애쓰는 신앙생활도, 배워보고자 하는 성경공부나, 새벽부터 드리는 기도의 생활도,… 그 모든 목적이 “성공”에 집착에 되어 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네가 무엇을 위해 기도하는 지조차 알지 못하는 도다”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의 가슴을 찌릅니다. “ 주님, ‘성공이 아니라, 섬김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바르게 알고 걷게하여 주소서!” 다시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