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풍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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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짙푸른 녹색의숲과파란 잔디밭이 끝없이 펼쳐진 공원이 아름다왔습니다. 유유자적 (悠悠自適) 공원앞을 흐르는 강물은 햇살에 비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강을 가로지르는 통나무로 만든 아름다운 다리위에선 강과 하늘 그리고 그곳의 옛 도시 풍경을 전망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일에 야외예배를 드리며 성도들과 함께했던 아름다운 공원의 풍경입니다. 밤새워 재워놓았던 갈비를 벌겋게 달궈진 그릴에 풍성히 얹어놓고 지나가는 이들도 유혹할 만큼 맛있게 구웠습니다. 그릴에 함께 구운 옥수수와 고구마, 신선한 야채를 곁들인 식탁은 그야말로 최고의 어떤 잔치상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었습니다. 야외에서 함께 드린 주일 예배를 통해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금 깨닫게 하셨습니다. “푸른초장과 맑은 물가”에서 성도들과 함께 보낸 즐거운 소풍이야말로 모두에게 평안과 안식을 안겨준 바로 “영혼의 쉼” (Rest in Peace)을 얻는 시간이 되었습니다.함께 뛰어논 어린 아이들로 부터 장년에 이르기 까지 이같은 생생한 경험들이 오래오래 아름다움 기억으로 남아 힘들고 지칠 때에도 영혼의 쉼을 찾는 추억이 되어지길 기도해 봅니다. 인생의 가장 귀한 축복은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속에 살다가 하나님의 품안에 안기는 삶, 곧 영원한 안식을 경험하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공원묘지의 비석마다 헤아릴 수 없이 새겨진 기도문은 언제나 “R.I.P” (Rest in Peace)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죽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이같은 영원한 평안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이며 어떻게 경험되는 것일까요?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는 죽음을 맞이하는 모든 인생들에게 참 평안을 얻게하는 그 이유를 깨닫게 해줍니다. 그는 죽음의 순간에,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부탁하나이다” (눅23:46) 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우리는 그의 기도속에서영혼을 맡길 영원한 아버지의 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의지하는 인생이야말로  참다운 “영혼의 쉼”을 얻게 된다는 진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인생의 온갖 수고와 고생을 겪은 후에야 이같은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은 이렇게 소개합니다: “그 후에 내가 생각해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 (전2:11)전도서에 소개된 말씀입니다. 저자는 인생을 살면서 경험했던 많은 일들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는 술로 육신을 즐겁게 해보았다고 합니다. 또한 수많은 어리석은 일에 삶을 허비했노라고 합니다. 사업을 크게 벌려 보았으며, 집들과 정원과 공원을 가진 부동산을 수없이 소유했고,수많은 종업원을 두었으며, 전문 남녀 가수들을 집안에 두기도 했고,  수많은 도우미들(첩들)도 가져봤다고 소개합니다. 쾌락을 위해선 무엇이든 거침없이 해보았으며,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부를 소유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가 경험한 뼈져린 뇌우침은 모든 것이 “바람을 잡는 것” (a chasing after the wind)과 같은 허망함과 무의미함 이었다고 고백합니다. 그가 삶의 모습이란 잡으려 해도 잡혀지지 않는 신기루같은 헛된 행복과 평안을 뒤쫒아간 부질없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뼈져리게 경험했을 그의 씁쓸한 삶의 뒤안길을 가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그의 인생은 “영혼”에 대한 관심도 그의 소중한 영혼을 영원히 맡길 곳도 없는 영혼을 잃은 삶이요, 하나님없는 인생였다는 사실입니다.

시인 천상병은 그의 시, 귀천()에서 이같이 노래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인간에게 축복된 삶이란 우리의 영혼을 영원히 맡기며 돌아갈 곳을 분명히 아는 인생입니다. 성경에는우리 모든 인생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우리속에 심어 주셨다” (전3:11)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없이 다양한인생의 계절들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인생은 날 때도 죽을 때도, 잃을 때도 얻을 때도, 싸울 때도 평화할 때또, 모을 때도 흩을 때도,… 수많은 인생의 계절들이 있습니다. 어떠한 인생의 계절에 있든지 하나님은 그것들을 통해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우리안에 심으시며 그것을 그리워하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모든 인생의 경험들 속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은 영혼의 영원한 안식은 오직 하나님 품에 안길 때에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푸른 초장 맑은 시냇가에 뛰노는 소풍나온 어린 아이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며, 아니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우리의 영혼을 담대히 아버지 하나님품에 맡기는 그리하여 행복과 평화가 우리의 영혼속에 영원히 깃들길 기도드립니다.(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