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험에 들게 마시고 악에서 구원하소서

1956

김주용 목사(시카고기쁨의교회)

 

사단은 더 이상 귀신의 모양이나 흉칙한 괴물의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우리를 여러 모양으로 시험들게 하고 스스로악한 길로 가도록 만든다. 사단과 마귀가 직접 우리 눈 앞에 나타나면, 분명히 인간은 ‘이것이 사단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더욱 경계하고 조심하여 믿음을 지킬 것이다. 그래서 사단은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고 유혹에 빠지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시험에 빠지거나 악에 동조케 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교묘하고 치밀하며 조직적이고 거대하고 은밀하다. 이에 신학자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악의 권세는 결코 악한 모습이나 위압적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악한 권세는 언제나 자신의 모습을 우리가 누려야 할 자유의 모습으로, 혹은 우리가 따라가야만 하는 필연성의 모습으로 가장하고 나타난다”라고 말한다.

사단과 마귀는 절대로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말대로, 그들은 “가장하고 나타난다.” 그들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 나타나 우리를 넘어뜨려 죄인과 악인으로 만든다. 그러나 끝내 그 책임은 고스라니 우리 인간이 지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의 수법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우리 스스로 시험에 들고 악에 도모하도록 만는 ‘말’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이 정도는 괜찮지 않습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 정도는 이해해야죠.”(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사자와 마녀와 옷장’에서)

악은 실제로 구체적인 모습으로 인간 앞에 다가온다. 결코 추상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형태로 오지 않는다. 또한 환영과 같은 귀신이나 괴몰로도 오지 않는다. ‘사람’을 통해 우리는 사단을 경험하고, 유혹을 받아 시험에 빠져 악한 길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가깝게는 우리는 가족에 의해 그런 시험을 받고 유혹에 빠진다. 가족이 지은 명명백백한 잘못과 죄의 문제에 대해서, “내 아내이니깐, 내 남편이니깐, 내 자식이 한 것이니깐, 내 가족이 한 것이니깐 …”라는 말로 악을 도모하며, “이 정도는 괜찮지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는 이해하세요. 별 일 아닌데 유난을 떠네요”라는 식으로 악한 변명을 할 때가 너무 많다. 그것은 사랑과 은혜가 아니다. 모두가 시험에 빠져 악의 길로 걸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끝나면 좋겠는데, 우리는 우리의 신앙공동체에서도 교회가 불법을 하고 악을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이 정도는 세상도 하는 편법이에요. 우리만 조용하면 됩니다. 속이 참 좁으시네요”라는 식으로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 간다.

이에 대해, 예수는 다음의 기도를 가르쳐 주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마 6:13) 이런 사단의 상황 속에서 우리는 더욱 기도하고 정직하며 신앙의 원칙 위에 서 있어야 한다. 곧 “시험에 넘어가지 않도록 신실하시 하나님을 붙잡고, 악에 쓰러지지 않도록 영적 원칙과 기본을 지키며, 담대히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겠다”는 결심이, 특별히 2018년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

베드로 사도는 올 한 해 이런 유혹과 시험으로 우리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사단과 마귀에 맞서 싸울 말씀으로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 악마가, 우는 사자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믿음에 굳게 서서, 악마를 맞서 싸우십시오.”(벧전 5장 8-9절)라 하였다.

사단과 마귀는 절대로 있는 모습 그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들의 시험과 유혹으로 우리는 스스로 악을 도모하고 시험에 빠져 사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이를 이기고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영적 깨어남” 속에 있어야 하고, “믿음에 굳게 서서” 그 사단에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새해가 시작되었다. 한 해가 좋은 소식으로 채워지기 위해, 더욱 시험과 유혹을 이겨 믿음을 세우는 2018년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