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니요!”가 있는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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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선한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단어 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말가운데 하나는 “No!”(아니오!)라는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택사스 바우어대학의 경영대학원 교수인 바네사 패트릭(Vanessa M. Patrick)은 “No!를 할 수 있는 대화의 능력을 갖출 때 비로서 자신의 삶의 운전석에 앉는 경험을 누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상대에게 얼굴을 붉혀야하는 대립이 두려워 “아니오!”를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의 관계에서 자신이 소외될 수 있다는 염려로 인해 단호히 “노!”를 하지 못하는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치열한 경쟁사회에 사는 우리에겐  “Yes”문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누군가를 앞서가려면 자신앞에 주워진 어떤 요청에도 무조건 “Yes”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No!”를 못하는 삶의 태도의 저변엔 근본적로는 다른 사람들의 인정(approval)을 얻기위해 삶을 사는 태도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이들은 자신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오직 타인의 긍정적인 평가에 목을 매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No!”를 하지 못함으로 치뤄야할 삶의 댓가는 심각합니다. 자기의 진실된 감정을 숨기거나 교묘히 상대를 괴롭히는(passive aggressive) 삶의 방식들은 결국엔 파괴적인인간관계를 맺게 합니다. 또한 우울증과 피로감을 자주 경험하게 되고, 자기 혐오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누군가에게 수퍼맨이요 수퍼 우먼이 될 수 있다는 자기최면의 유혹에서 자유로와야 합니다. 모든 이들에게 칭찬과 박수를 받으리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헛된 욕망이 인생의 덫이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보면 이같은 자기최면과 유혹의 덫에 걸렸던 사람들을 소개해 줍니다. 그들은 분명히 “No!”를 해야할 때, “No!”를 하지 못함으로 처절한 인생의 실패를 경험한 인물들 였습니다. 먼저는 세례요한을 죽인 헤롯 안디바라는 왕입니다. 당시 갈릴리 지역의 분봉왕으로 있던 그는 동생인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뺏았아 자신의 아내로 삼는 불륜을 저질렀습니다. 불안한 그의 양심을 흔들어 놓은 것은 당시 세례요한 였습니다. 민심의 동요를 느낀 이 정치가는 세례요한을 제거해야 했지만 그를 두려워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의 생일잔치에 초대되어 춤을 추던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에게 그는 그만 하지못할 약속을 해버리게 됩니다. 교활한 왕비 헤로디아의 충고를 따라 그녀의 딸 살로메는 기분에 취한 헤롯왕에게 세례 요한의 목을 따줄 것을 요청합니다. 충격과 두려움속에서도 헤롯은 그녀의 요청대로 요한의 목을잘라 그것을 소반에 담아 살로메의 손에 들려주었습니다. 그의 양심은 방망이치듯 헤롯의 심장을 향해 No! 를 외치도록 도전했지만, 사람들의 눈치와 로마의 황제의 인정을 받기위해 평생을 살아왔던 그에겐 양심을 따라 “아니오!”를 외칠 의지가 없었던 것입니다. (막 6:26) 이미 그의 인생의 운전석은 사악한 마귀에게 내어주고 점령당한 불쌍한 인생였던 것입니다. 이같은 예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려 죽도록 허락한 빌라도 역시 불쌍한 양심을 가진 정치가 였습니다. 부인까지 달려나와무죄한 예수의 죽음을 막으려 필사적으로 그의 양심에 호소하였지만, 빌리도는 정작 때뭍은 영혼을 부끄러워하기 보단 자신의 손을 대야에 씻으면서도, 민심의 동요에 겁이질려“아니오!”를 외치지 못한 인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사회, 기업, 그리고 정부 기관등에 이젠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활동하는 것을 보게됩니다. 이제는 그 숫자에 놀라기 보단, 그들의 영향력에 세상이 새로와져야할 때라 믿습니다. 새벽을 지키며 기도하는 한 신앙인으로 나라와 조국을 위해 저는 이런 기도를 자주드리게 됩니다: “No!라고 두려움없이 그리고 분명히 외칠 수 있도록 정계에도 학계에도 그리고 기업에도 그곳에 있는 믿음의 동역자들에게 힘을 주소서!”“Yes!를 강요받는 당대의 도전앞에서도 목이잘려지도록 No!를 외쳤던 세례 요한처럼, 그 목이 잘려 땅바닥을 튀기며 샘물을 솟게했던 사도 바울의 순교처럼, “아니요!”가 분명한 신앙을 갖게하여 주소서!” 아멘.  (servant.sa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