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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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The Great Conjunction”이라고 불려지는 목성과 토성의 만남이 400년만에 우리 지구의 하늘에서 바로 오늘 밤(12/21)에 이뤄진다고 합니다. 이같이 두 별이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 일직선을 이룰 때, 큰 별빛을 밝힌다고 합니다. 마치 유대땅 베들레헴에 예수님이 태어날 때 나타났던 별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을 크리스마스의 별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성경속 동방박사들은 그같이 밝게 빛난 큰 별을 따라 예수가 탄생한 마굿간에서 준비한 예물을 드리며 아기 예수께 경배한 첫 이방인들였습니다.“어찌 그런일이!”사뭇 놀라운 일이라 여겨집니다. 가장 먼저 예수탄생의 소식을 접한 또 다른 부류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들판에서 밤에 양떼를 지키던 목동들였습니다. 밤하늘에 홀연히 나타난 천사들의 우렁찬 합창과 함께 그들은 만왕의 왕, 구주가 탄생하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같은 구주 탄생의 소식은 멋진 성가대와 악기를 갖춰 놓았던 아름다운 예루살렘 성전이 아니라, 양들과 짐승들이 잠들어 있는 황량한 들판였다는 사실입니다. 여기 예수님 탄생의 소식을 접한 또 하나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요셉과 정혼한 마리아였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은 어린 소녀였던 마리아에게 그녀가 곧 잉태하게 될 것이며, 그 이름까지 가르쳐 줍니다. 바로 “예수”라 하라고 말씀합니다.“어찌 이런 일이!”“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 어린 소녀입니다!”(눅1:26-35) 나사렛 작은 마을의 보잘것없고 힘없던 소녀에게 들려준 천사의 소식에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이 첫 예수님의 탄생의 소식을 접했던 사람들의 모습들입니다. 그들은 모두가 지극히 의외의 인물들이요, 의외의 배경과 신분의 사람들였습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종교적 선입관을 허무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발견하게 됩니다.

구약 성경에 보면, 왕국의 안정을 찾은 다윗 왕이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그의 소원과는 다르게 하나님은 나단 선지자의 입을 빌어서 다윗에게 더 큰 교훈을 깨닫게 합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하나님은 집이 필요 없는 분이라는 말씀입니다. 어떻게 하나님이 사람이 만든 집안에 거할 수 있느냐고 하십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광야의 여정속에 있을 때 보여주심과 같이 그의 백성들 가운데서 오가며, 그들 가운데 텐트를 치고 함께 생활하고 그들과 함께 행진하는 행동하는 하나님이라 선언하십니다.(삼하7:1-7) 누군가 말했듯 “바보야, 문제는 건물이 아니야!”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여전히 사람들은 화려한 성전을 세우면 그 곳에 하나님이 영원히 머물 것으로 생각합니다. 광야에서 오직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바라보며 성막을 따라 떠날 때와 머물 때를 정하였던 순종하던 모습은 잊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이젠 오직 내가 만든 성전안만 하나님이 계신 듯, 신앙생활도 오직 자신의 욕심만을 좇는 모습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이것은 심각한 주객전도(主客顚倒)요 교만이며 불순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우리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첫째, 신앙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교훈입니다. 이젠 오히려 덩치 큰 교회건물이 부담이 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지금까진 마치 하나님이 교회안에만 있는 냥, 교회안으로만 사람들을 모으려했습니다. 정작 교회밖으로 흩어져서는 어떻게 살아가며 스스로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할지 익숙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젠 “성경의 말씀”과 “성령의 역사”만 있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자신감과 신앙의 본질을 재발견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교회안에 머물러 계신분이 아닌, 교회밖 세상속에서 마치 텐트를 치고 함께 사람들속에 거하듯, 지금도 세상속에서 구원의 역사를 이뤄 가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게 된 일입니다. 코로나가 준 또 하나의 교훈은 성도라는 정체성의 발견입니다. 단지 교인(敎人)이 아니라, 성도(聖徒)라는 깨달음 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교인을 “Church-goer”라고도 말을 합니다. 그러나 교인(church-goer)이 우리의 정체성이 아닙니다. 성경은 우리를 성자(Saint)라 칭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를 가르켜,”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하나님의 소유”라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주님이 거룩한 것처럼, 너희도 거룩하라고 분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룩함을 세상에 전염시키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성도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제 단지 교회꾼이 아닌, 주님의 신실한 예수쟁이, 곧 성도, 바로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주님오신 성탄의 기쁜소식은 이제 교회의 담장을 훌쩍 뛰어넘어 세상속에 전해 져야할 구원의 참된 소식입니다. 또한 교회밖 세상속에서 성도로 살아가는 모든 신실한 이들에게 믿음과 소망을 얻게하는 기쁨의 소식인 것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