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여름은 심판의 때

1277

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먼 땅에서 오는 좋은 기별은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 같으니라”(잠 25:25)

뜨거운 여름날 실바람 하나 불지 않는 밭고랑 사이에서 밭을 매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새참 왔어요~”라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면 하던 일을 즉시로 그만 두고 달려갑니다. 그럼 어김없이 어머니가 이고 오신 바구니 안에는 스텐으로 된 넓은 양재기에 얼린 얼음을 넣은 시원한 냉수 주전자가 있었습니다. 그 물을 받아 한 양재기 들이키면 여름 볕 무더위가 순식간에 가셔집니다. 뜨거운 뙤악 볕에서 일을 하다가 참때가 되어서 나오는 그 얼음 냉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덥고 목마른 사람에게는 그만입니다. 요즈음 같이 무더운 여름, 우리의 목마름을 달래 줄 시원한 냉수 한 그릇은 무엇일까? 성경, 잠언은 말하기를 우리의 목마름을 달랠 수 있는 시원한 냉수는 좋은 기별이라고 하였습니다. 좋은 기별 곧 Good News 우리는 이것을 ‘복음’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이 무더운 여름날 우리에게 시원한 냉수와 같은 복음  무엇입니까?

성경에서 여름은 심판의 때를 나타냅니다. 성경 여러 곳에서 여름과 심판의 때를 함께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레미야 8장 20절에 보면 “추수할 때가 지나고 여름이 다하였으나 우리는 구원을 얻지 못한다 하는도다”라고 말합니다. 다니엘 2장 35절에서도 다니엘이 느브갓네살 왕의 꿈을 해석하며 인류 역사의 마지막 때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때에 철과 진흙과 놋과 은과 금이 다 부숴져 여름 타작 마당의 겨같이 되어 바람에 불려 간 곳이 없었고 우상을 친 돌은 태산을 이루어 온 세계에 가득하였었나이다” 말하며 세상 역사의 마지막 때를 여름 타작 마당이라고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도 나타납니다. 마태복음 24장 32절로 33절에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아나니 이와 같이 너희도 이 모든 일을 보거든 인자가 가까이 곧 문 앞에 이른 줄 알라” 이렇듯 성경에서 여름은 우리 예수님이 오셔서 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구원받을 자를 구원하시는 심판의 때인 것입니다. 이는 이스라엘 지역의 농사철에서 유래된 것으로 이스라엘 지역에서의 농사를 보면 여름이 추수의 계절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어로 여름인 “카이츠”라고 하는 단어의 그 자체 의미도 “거두어 들이다” “모으다” “수확하다”라는 뜻입니다. 팔레스틴 지방에서는 봄에 늦은 비를 맞아 열매를 맺은 농작물을 여름에 수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심판의 기별이 우리에게 여름 날 냉수와 같은 시원한 기별이 될 수 있을까요? ‘심판’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은 우리에게 기쁨이나 즐거움 보다는 두려움과 무서움의 감정을 갖게 만드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전혀 다르게 설명합니다. 시편 98편 4절은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이 소리할지어다”라고 노래를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그 기쁨의 이유를 설명하기를 “저가 땅을 판단하려 임하실 것임이로다… 저가 의로 세계를 판단하시며 공평으로 그 백성을 판단 하시리로다”(시 98:9)라고 말합니다. 시편기자에게 있어서 심판의 날은 두렵고 떨리는 날이 아니라 구원의 날이요 알곡이 곡간으로 추수되는 기쁨의 날이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시편 기자는 심판의 때를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었습니까? 이는 시편 속에 담겨진 심판의 의미를 묵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편의 기록 속에 등장하는 심판의 개념은 사람들의 숨은 죄를 찾아내어 정죄하고 벌을 가하는 심판이 아닙니다. 믿는 백성들의 억울함과 원한을 풀어주고 가난하고 약한 자들 그리고 궁핍한 자들을 속박 가운데서 해방시켜주는 때라고 노래합니다(시 72:4). 그래서 주의 심판으로 시온 산은 기뻐하고 유다의 딸들은 즐거워 할 수 있고(시 48:11), 주님의 공평한 심판으로 인해 온 백성들이 즐겁게 노래한다(시67:4)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비록 죄인일지라도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여호와의 심판은 우리를 정죄하기 위한 심판이 아니요. 우리의 연약함과 궁핍함을 살피시고 우리가 세상에서 당한 억울함과 원한을 풀어주기 위한 심판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정죄의 심판을 구원의 심판으로 바꾸어 주신 십자가의 속죄가 있었기에 가능한 ‘복음’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 심판의 기별이 복된 기별이요 심판과 종말의 때를 상징하는 이 여름의 계절에 우리에게 시원한 냉수와 같은 기별이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 이 심판의 때를 준비할 복음의 냉수 한 그릇이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