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혼에 관심을 쏟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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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에베소에 도착한 바울은 제자라 불리우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성령을 받았느냐?” “무슨 침례를 받았느냐?”고 다짜고짜 질문합니다. 그래도 제자들인데 무례한 행동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깊이 생각해보니 바울의 행동으로부터 큰 도전을 받습니다. 교인의 양산에 촛점을 맞추다보니 영혼에 대한 관심이 덜한 이 시대 교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독교 역사를 깊이 연구한 알렌 크라이더 교수는 “회심의 변질”이라는 책에서 초대 교회가 한 사람을 교회의 가족으로 받아드리는 과정을 얼마나 진지하고 신중하게 진행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알렌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한 사람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교회의 식구가 되기 위해선 세 단계의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교회의 리더를 만나 정밀 검사를 받는 일이 첫 단계 입니다. 이 자리에서 리더들은 침례를 받고 교회 식구가 되고자 하는 사람(앞으로 ‘대상자’라 부름)이 살아온 삶 전체를 묻고 그의 대답을 듣습니다. 그런 후 리더들은 대상자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소개하고 그 말씀대로 살 것인지를 묻습니다. 대상자가 그렇게 하겠다고 결단할 때,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상자가 군인인 경우에는 살인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해야만 하고, 종인 경우에는 주인을 예수님을 섬기듯 순종하겠다고 약속을 해야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겁니다.

두번째 단계는 후견인을 따라서 일주일에 몇 차례 이른 아침 말씀을 듣는 자리에 나가는 겁니다. 그런 후 일터로 가서 그 가르침대로 살아야 했습니다. 이 두번째 단계는 성령님의 도움이 없이는 통과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선 이 땅을 떠나신 후에 아버지 하나님께 말씀드려서 믿음의 성도들에게 성령님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약속은 오순절에 성령님께서 오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오신 성령님께서 성도들이 하나님 말씀대로 살 수 있도록 돕고 계신 겁니다. 요한복음 3장에서 예수님은 주님을 믿고 거듭난 삶에 일어날 변화에 대해서 이런 말씀을 주십니다. “바람이 임의로 불매 네가 그 소리는 들을 수 있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알 지 못하듯이 성령으로 난 사람들은 다 이러하니라.” 거듭난 삶에 임하실 성령님을 우리 눈으로 볼 순 없습니다. 그러나 성령님이 믿음의 성도 안에서 일하신 결과물들은 그들의 삶을 통해 뚜렷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주님을 참으로 믿는 성도의 삶은 함께 하시는 성령님으로 인해 변화가 일어나는 겁니다. 두번째 단계를 통해 교회는 과연 대상자가 성령을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대상자를 맡은 후견인은 대상자의 삶에 성령님께서 역사하시는 증거, 즉 참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면밀히 살핍니다. 그러다가 대상자가 식구가 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그때 교회의 리더들에게 알립니다. 그러면 리더들은 대상자와 후견인을 함께 불러 질문을 통해 사실을 확인합니다. 두번째 단계는 기간이 정해져있질 않습니다. 대상자의 삶이 충분히 변화되었다고 판단될 때 끝나기 때문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길게는 5년도 걸렸다고 합니다.

세번째 단계는 침례식 입니다. 리더들이 침례식 전에 대상자에게 복음의 핵심적인 교리들을 묻고 확인한 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침례를 베풂으로 드디어 교회 식구로 맞는 겁니다.

초대 교회는 이처럼 한 사람을 교회의 식구로 맞아들이기 위해 교회 전체가 참으로 신중한 태도로 최고의 정성을 쏟았던 겁니다.

교회는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분명히 믿고 구원받은 성도들이 모인 공동체입니다. 이 본질을 무시하거나 소흘히 해서는 절대 절대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