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온유한 자가 얻는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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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어느 결혼 정보 업체가 혼기 찬 남성들에게 ‘가장 꺼리는 신붓감’이 어떤 여성인가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 결과 유학 다녀온 여자, 자취하는 여자, 무전여행 해본 여자, 여대(女大) 나온 여자 순이었다고 합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어떤 여성 기자가 좋은 만남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결혼 중매 업체를 방문해서 상담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상담원이 자신의 직업이 기자라는 말에 얼굴빛이 달라지더랍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런데 결혼 중매 업체를 방문했던 이 여성 기자분이 맞선에 성공하는 법을 배워 왔는대 여기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맞선에 성공하는 법이란 남자의 말에 또박 또박 말대답하지 않기, 상대방의 말에 “아~ 그렇셨어요?” 맞장구 치며 웃어주기였습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많이 배우고, 능력 있고 경력 있는 여성들이 말 한마디를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남성들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여성들도 무슨 말을 하면 “아~ 아니 그건 이래서 이렇고 저래서 저런거야 ”하고 말하는 남성보다 “아~ 그랬어~, 그랬구나~”하고 말을 받아주는 남성을 좋아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 한마디 받아 주는 것이 별건가 싶지만. 그 말 한마디를 져주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한 마디를 하면 두 마디로 받아야 하고 되로 받으면 말로 되돌려줘야 합니다. 우리가 이런 존재들입니다. 그 말 한마디가 뭐라고, 그 말 한마디도 절대로 지지 않으려는 정말 죄인들이지 않습니까? 누가 내 말을 받아 치지 않을까? 누가 내 말을 무시하지는 않을까? 그래서 한 마디라도 더 말을 해야 마음이 놓이는 그런 존재.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마 5:5) 그러나, 오늘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온유한 자가 되어라. 겸손한 자가 되어라. 참고 인내하는 자가 되어라. 죄로 물든 우리들의 본성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언제나 자기 과시를 위해 애쓰고 투쟁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이기심과 교만과 지배욕을 멀리 할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과시와 자랑을 내려 놓게 될 때 그 심령 속에는 안정이 깃듭니다. 자아가 성령의 지배 아래 굴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제일 높은 자리를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게 될 것이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하여 다른 사람을 밀어낼 생각도 품지 않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그리스도의 발아래 앉는 것을 제일 높은 자리로 생각하게 됩니다.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를 나타내며 자기를 높이는 것은 사단의 속박이요. 죄악의 굴레입니다. “아~ 그러십니까” “그것도 좋은 생각이군요. 제가 미처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라고 말하며 나의 말과, 나의 생각과, 나의 의지를 잠깐 내려 놓을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 질까요. 얼마나 그 모든 관계들이 부드러워질까요. 인간 관계의 평화를 깨뜨리는 것은 자신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자아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언제나 그것이 굴욕과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어 태세를 취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죽고 우리의 생애가 그리스도로 더불어 하나님 안에 감추어 질 때는, 무시나 경멸을 조금도 괘념치 않게 될 것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온유함으로 얻게 되는 화평입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이 온유한 자의 축복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온유한 자들을 땅을 차지하며 풍성한 화평으로 즐거워 하리로다”(시편 37:11)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내가 온유한 자의 모습이 되었을 때 이르러 오는 마음에 평안과 화평 이 또한 얼마나 놀라운 축복입니까!

그런데 이 온유함의 축복은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온유한 자는 땅을 기업으로 받게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왜 온유한 자에게 땅이 주어질까요? 그것은 우리가 땅을 잃어버린 이유가 온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단의 유혹에 넘어간 아담과 하와는 자신들의 눈이 밝아 지기를 원했고 자신들의 지혜가 많아지기를 원했고 자신들의 자리가 하나님과 같이 되고자 하는 정욕과 욕망과 탐심으로 선악과를 먹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온유의 정신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의 교만과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그들의 소유였던 에덴 동산을 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기에 잃어버린 땅, 곧 실낙원을 다시 되찾기 위하여 우리는 온유한 자로 거듭나야 합니다. 온유한 자는 자신을 낮추고, 자기의 의지를 내려놓고, 그분의 역사가 이루어지기까지 잠잠히 참고 기다리는 인내의 자세로 내가 아닌 아버지의 뜻대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에서 주님이 말씀하신 온유함이 묻어나야 합니다. 그럼 우리가 교만함으로 잃어버렸던 에덴의 낙원을 다시 찾는 하늘의 유업을 물려 받을 자들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