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은혜를 받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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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남수 목사(순복음충만교회 담임)

 

– 그러므로 우리가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은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히브리서4:16)

구약의 하나님은 엄위로우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 나가는 일은 심히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일반인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고, 오직 대제사장만이 그 일을 담당했습니다. 성막 안에는 지성소가 있고, 그 안에 속죄소가 있는데 대제사장은 그 ‘속죄소’ 안에 짐승의 피를 가지고 들어가 일 년에 한 번 제사를 드리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그 ‘속죄소’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곳이라 하여 ‘시은소’라고 합니다.(레16:2~34). 그러나 지성소는 거룩한 곳이기 때문에 대제사장이 죄를 가지고 가면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대제사장의 옷은 가장자리에 금방울이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지성소에 들어갈 때 발목에는 줄을 묶고 들어갔습니다. 그것은 만일 방울소리가 나지 않으면 대제사장이 죽은 것이니 끌어내기 위함 이었습니다.(출28:31~34).

 

이렇듯 하나님 앞에 나가는 일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시기 전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의 보좌란 ‘심판과 권위’의 보좌였지만,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셔서 승천하사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앉아 계신 이후, 이제 하나님의 보좌는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수의 피로 말미암아 이제 하나님의 보좌 앞에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육신을 입고 큰 대제사장으로 오셔서 단 번의 제사로 우리의 모든 죄를 대속하셨고,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활짝 열어놓으셨습니다. 그 증표로 지성소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졌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예수의 피를 힘입어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나니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산 길이요 휘장은 곧 저의 육체니라”(히10:19~20). “또한 그(예수)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고 즐거워 하느니라”(롬5:2).

 

이렇게 심판과 권위의 보좌가 은혜의 보좌가 된 것은 하나님의 본체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셔서 육체의 연약함과 고통과 시험을 친히 당하셨기에 체휼(동정하다의 뜻), 곧 우리의 처지를 이해하시고 불쌍히 여겨주셔서 우리가 약한 것을, 우리가 고통 받을 때의 아픔을, 우리가 병들었을 때를, 우리의 외로움을, 또한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나약함을 다 아시기 때문에 예수님은 비록 우리가 병든 몸으로, 죄 지은 모습으로, 고난에 초췌한 모습으로, 시험에 흔들리는 모습으로라도 주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기만 하면 우리를 용서하시고, 불쌍히 여기시며, 위로하여 주시고 때에 따라 한량없는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것입니다. “그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 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느니라(히2:18)”

 

그러나 은혜의 보좌에 은혜가 넘쳐도 그 앞에 나오지 않으면 은혜를 맛볼 수 없습니다.

가룟 유다가 영원히 죄인일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의 죄가 너무 커서가 아니라 은혜의 보좌로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은혜의 보좌로 나아갔다면 분명히 하나님은 그의 죄를 사하시고, 베드로처럼 만회할 기회를 주셨을 것입니다. 집을 나갔던 탕자가 아버지 품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아버지가 죄를 묻기는커녕 그를 품에 안고 잔치를 열었던 것처럼 아무리 주홍 같이 붉은 죄, 먹보다도 검은 죄를 지었다고 할지라도 은혜의 보좌 앞에 나오면 모든 죄가 사함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너희 죄가 주홍 같을찌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찌라도 양털 같이 되리라”(사1:18).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위에서 몸 찢고 피 흘리셔서 죄 많은 우리가 은혜의 보좌로 나가는 길을 열어 놓으셨습니다. “우리가 그 안에서 그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담대함과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감을 얻느니라”(엡3:12) 그러므로 지금 나의 모습이 어떠하든 담대하게 예수님 의지하여 은혜의 보좌로 나갑시다. 그 길만이 산 길이요,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입니다. 거기서 참 된 안식과 평강을 얻게 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