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조기 음악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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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희(인디애나 음대 반주과 객원교수)

음악은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무엇을 하든 어릴 때 하면 평생 간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언어 교육을 보통 13세 이전으로 보고 음악 교육의 경우 7세 이전으로 본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 피아노 학원에 다니거나 개인 레슨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피아노 레슨 뿐만 아니라 바이올린이나 플루트 등 다른 악기도 함께 어릴 때 배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만5-6세 이전에 악기 레슨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만3세 이전에 음악 교육을 시작하는 경우도 꽤 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5살짜리가 어떻게 저렇게 연주를 잘할까 싶을 정도로 놀랄만한 연주 영상들이 많이 올라 와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아는 모차르트를 듣느냐 스트라빈스키를 듣느냐에 따라서 호흡이 달라진다고 한다. 또한 음악은 미숙아를 달래기도 하고, 아기들은 어른들의 말보다 자장가에 두배 더 차분하게 듣는다고 한다. 자장가를 부를 때 음정, 리듬, 가사를 활용해 아기들을 달래고 언어를 가르치고 희망과 애정을 소통하며 친밀감을 형성한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음악과 움직임 수업을 관찰하는 연구원들은 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어린이들의 긍정적인 감정과 관련이 있고, 또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게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멈추거나 시작하거나, 속도를 늦추거나, 또는 합창과 같은 음악적 개념에 대한 경험이 아이들에게 행동을 지시하고 조절하는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다. 음악은 템포와 리듬, 구절과 합창으로 아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규칙과 루틴을 배우는데 도움을 준다. 집에서는 음악이 협동심을 연습하거나, 세대를 가로지르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음악은 또한 자폐증과 같은 외상이나 상태를 가진 아이들에게 사회적 상호 작용이 되기도 한다. 공동체와 소속감을 창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아이들은 집에서 듣는 언어와 억양을 배우고, 아이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의 노래와 이야기, 그리고 믿음과 가치를 함께 흡수한다. 미국에서는 네 명 중 한 명의 자녀가 적어도 한 명의 이민자 부모를 두고 있다고 한다. 유아 보육과 유치원은 이민과 교육의 핵심 교집인데,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들은 소속감과 외부인이 되는 개념을 배운다. 사운드 플레이와 음악은 가족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어린 아이들이 자신의 모국어와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정체성과 또래의 아이덴티티를 함께 짜맞추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여러 문화와 고국의 음악을 선보이면 아이들이 좀더 포용적이고 연결된 세상을 배운다고 한다. 이렇듯 조기 음악 교육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많지만, 너무 일찍 악기를 시작해서인지 중도에 흥미를 잃고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악기를 잘 연주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꾸준한 연습만이 악기를 잘 연주할 수 있는 길이지만, 억지로 아이들에게 연습을 시키면 흥미를 잃기 쉽다. 음대로 진학을 한 후에도 포기하고 전공을 바꾸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음악 교육은 어려서 시작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흥미를 잃지 않고 즐기는 것이 아닌가 한다.  코로나로 야외 활동이 힘든 요즘, 집에서 악기를 다뤄 보는 것이 어떨까. 따로 개인 레슨을 받지 않더라도 요즘에는 유튜브 등 온라인 강의들이 잘 나와있어서 혼자서도 충분히 연습하고 배워나갈 수 있다. 악기를 연주하지 않더라도, 음악 감상도 음악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라이브 음악은 기쁨과 흥분의 놀라운 전달자이다. 음악은 우리의 기분을 끌어올리고, 슬픔과 아픔을 잊게 해주는 치유제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