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 잠언 31:8
부상당한 병사들을 돕기위한 응급조치 훈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한 가지는 부상자에 대한 ABC 체크입니다. 응급환자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치는 먼저, 환자의 기도(Airway)를 열어주는 것, 그리고 호흡(Breathing)하고 있는 지를 체크하는 것, 그리고 환자의 몸에 피가 잘 순환(Circulation)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호흡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인 것입니다. 호흡이 멈추는 순간 몸의 모든 기관도 일시에 정지하게 됩니다. 곧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호흡은 인간의 코끝에 불어넣어 주신 하나님의 숨결이며, 곧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께로 부터 주워진 신성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숨결이 닿는 곳에 생명이 피어나듯 주님은 이땅에 생명의 전파자요, 보호자(advocate) 이십니다. 예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도 바로 우리로 하여금 생명을 얻고, 그 생명이 더 풍성해 지도록 하기위함 이었습니다. (요10:10)
마른 뼈들이 사방에 흩어진 끔찍한 죽음의 골짜기를 에스겔은 환상을 통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하나님의 음성이 울려 퍼지자 뼈들이 움직이며 핏줄이 생겨나고 살가죽이 덮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하나님의 숨곁이 불어오자 그들은 곧 살아나 큰 군대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생기가 임한 죽음의 골짜기는 생명의 동산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그것은 나라를 잃은 무덤안에 갇힌 것같은 유대인들의 삶였습니다. 죽음과도 방불한 삶을 살아가는 유대인들을 위한 환상였습니다. (겔37:12) 바벨론에 포로가 되어 종살이 하는 그들에겐 숨이 막혀 호흡할 할 수 없는 것같이 생명의 등불이 희미하게 끊혀져 가는 삶이 었던 것입니다. 생명의 주관자요 보호자이신 하나님은 에스겔의 환상을 통해 절망의 골짜기에 앉아 있는 이스라엘위에 하나님의 숨결이 불어올 것을 약속하신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생기로 인해 그들이 다시 힘차게 호흡하며 군대처럼 일어날 것을 보여주신 생명의 메세지였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도 주님을 잃고 슬픔과 두려움에 가득찬 제자들을 찾아 주셨습니다. 이젠 문조차 걸어잠그고 숨죽이며 앉아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가장 먼저 행하신 일은 그들을 향해 하나님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신 것입니다: “그들을 향하사 숨을 내쉬며 이르시되 성령을 받으라.”(요20:22) 보혜사이신 성령은 바로 하나님의 숨결이요, 생명을 잉태하며, 그것을 풍성케하는 하나님의 영이십니다. 죽음과 핍박의 공포속에 호흡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을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숨결을 불어 넣어 그들로 다시금 생명을 회복하게 한 것입니다. 주님의 이름은 생명입니다. 주님의 사역은 생명전파의 운동이며, 이땅에 참 생명의 물결이 흐르게 하는 것이 었습니다. 여기에 우리 크리스챤을 향한 주님의 부름이 있습니다. 이 생명전파의 운동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바로 생명의 주관자이신 그리스도와의 연대 Solidarity with Christ! 에 함께 서는 일입니다.
“더 이상 숨쉴 수 없소!” 무릎으로 짓누루는 경찰의 비정한 폭력에 죠지 플로이드는 숨이 끊어지면서 안타깝게 부르짖었습니다. 그의 비통한 외침이 이젠 모든 미국인들의 가슴에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호흡을 짓밟고 깔아 뭉개버리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신성한 숨결을 틀어막는 폭력이기 때문입니다. 숨막혀 제대로 호흡할 수 없는 사회는 다름아닌 마른 뼈만 가득한 죽음의 골짜기와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생명을 억압하고 그것을 빼앗는 것은 분명 주님의 생명운동에 역행하는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죽음의 골짜기에서 당신의 숨결을 불어넣어, 생명이 꽃피는 동산으로 만드시듯, 그리스도 예수는 모든 호흡하는 생명의 주인이며, 그 생명을 풍성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같은 그리스도의 생명운동에 동참하며 그의 곁에서 예수와 함께 연대하는 삶도록 오늘 우리를 큰 소리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임을 깨닫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