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준비하고 깨어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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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수 목사(순복음충만교회)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열 처녀 비유는 천국의 한 국면 즉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결혼하는 풍속은 결혼식 전날부터 잔치를 배설하고 친구들을 불러다가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이때에 초청 받은 친구들은 신부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친구들로(오늘날 신부의 들러리와 같은 사람들)로서 대체적으로 열 명 정도를 초청합니다.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열 처녀의 비유에서 다섯 처녀는 슬기롭고, 다른 다섯 명은 미련합니다. 그런데 겉으로만 봐서는 누가 슬기롭고 누가 미련한지를 구분할 수가 없습니다. 열 명이 모두 혼인잔치에 왔습니다. 열 명 모두 등을 가지고 기다렸습니다. 또 열 명 모두 기다리다가 졸며 잤습니다. 겉으로는 열 명 모두 똑같아 보입니다. 다 똑같은 상황 속에 있습니다. 겉모습만 봐서는 누가 슬기로운 자인지, 누가 미련한 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슬기 있는 자와 미련한 자를 구분하는 것은 외모나 여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국 이 둘 사이를 구분하는 것은 마지막 때에 대한 준비입니다. 신랑이 도착하게 되었을 때에만 그들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슬기 있는 자들은 신랑이 언제 도착하든지 상관없이 잔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아주 충분한 기름을 준비해서 왔지만, 미련한 자들은 자기 생각에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여겨지는 만큼만 준비해서 온 것입니다. 주님의 뜻이 기준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기준이었다는 것입니다. 미련한 다섯 처녀는 실수로 기름을 안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에 의해서 안 가지고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엄청난 결과를가져왔습니다.

이 열 처녀의 비유에 나오는 문제는 단순히 기름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다리다가 졸고 잤다는 것도 진짜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열 처녀가 모두 졸았습니다. 결정적인 문제는 바로 준비가 되어 있느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결코 예상치 못하고 있는 때에 오십니다.

마태복음에서의 준비라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 백성답게 사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산상설교(마5-7장)에 나오는 내용의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 저희가 사러 간 동안에 신랑이 오므로 예비하였던 자들은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힌지라 그 후에 남은 처녀들이 와서 가로되 주여 주여 우리에게 열어 주소서 대답하여 가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하노라 하였느니라(마25:11-12).

슬기 있는 다섯 처녀는 신랑이 늦게 올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비했습니다. 그런데 열 명 모두 이 잔치를 준비할 시간이나 여건으로 볼 때에는 동등했습니다. 슬기로운 처녀들만 시간이 더 주어졌던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모두 다 이 잔치에 참여해서 즐기며 축하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준비한 내용이 달랐고, 그것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 시대에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슬기 있는 처녀와 같은 사람도 있고 미련한 처녀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누가 어디에 속하는지 결코 알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때가 되어야만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의 이 비유를 볼 때 언젠가 문이 닫힐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만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문이 닫힌 후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하는 것은 신랑의 잘못이 아닙니다. 신랑이 나쁜 사람이라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마지막 때가 오면 이제 그 때부터는 아무런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때가 되면 이제 모든 것이 끝납니다. 더 이상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25:13).

‘깨어 있으라’는 말씀은 ‘준비가 되어 있으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을 준비시켜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 때문에 이웃을 사랑하며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또한 주변에 아직도 주님을 모르는 분들을 주님께로 인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도 함께 그 기쁨의 잔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