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참제자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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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구원 받은 성도들은 다 예수님을 따르는 참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다행히 주님께서 참제자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 첫째는 자기를 철저하게 내려놓고 주님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갈 수 있는 자세입니다. 또한 참제자는 하나님의 뜻 대로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대로 실행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참제자는 주님 주신 목표를 향해 중단없이 전진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서기 400년 경, 패트릭은 영국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본토를 침략한 켈트 족에 붙잡혀 북아일랜드의 한 족장의 집에 노예로 팔립니다. 16살의 나이였습니다. 울타리처럼 집 둘레에 쳐놓은 나무 끝마다 적들의 잘린 머리를 박아 놓은 끔찍한 광경에 패트릭은 첫날부터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족장은 패트릭에게 돼지치는 일을 맡겼고, 그를 짐승처럼 대했습니다. 공포와 허기와 외로움의 시간을 보내던 중, 갈급한 심령으로 아버지가 믿던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영접합니다. 그후 패트릭의 삶은 바뀌었습니다. 그는 밤낮으로 쉬지않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사랑을 점점 더 강하게 체험하면서 믿음이 더 강해졌습니다. 그 믿음으로 공포와 허기와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6년을 지냈을 때, 패트릭은 신비한 음성을 듣게 됩니다. “이제 넌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음성이라 믿고 패트릭은 그해 족장의 집을 탈출해 기적처럼 집에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패트릭은 사제의 길을 걷게 됩니다. 잃어버린 6년의 세월을 보상하려는 마음으로 세상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도 있었습니다. 22살이면 한창 피가 끓은 청년의 시기잖아요. 그러나 패트릭은 세상과 단절하고 사제의 길을 걸으며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린 겁니다. 그런데 몇 년 후 기도하는 중, 그가 탈출해온 아일랜드 지역 사람들이 그를 향해 호소하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거룩한 노예 청년이여, 이곳으로 건너와 우리를 도와주시오.” 패트릭은 이 신비한 경험 앞에서 갈등합니다. 아일랜드로 가서 미개한 백성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건 알겠는데, 6년 동안 노예로 살던 때의 끔찍한 경험 때문에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패트릭의 갈등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트라우마를 다 주님 앞에 내려놓고 주님 뜻에 순종하기로 결심합니다. 믿음으로 건너갔지만, 미개한 켈트 족을 상대로 복음 전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켈트 족 주술사들의 방해와 도전은 아주 위협적이었습니다. 패트릭은 이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매일 매일이 미개인들에게 잡혀가 죽을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난 매순간 내 자신을 온 우주를 운영하시는 하나님의 손에 맡겼다. 그러면 두려움은 싹 사라지고, 그 누구도 날 건드릴 수 없다는 확신이 생겼다.” 하나님께선 당신만 의지하는 패트릭에게 담대함을 선물로 주셨고, 주술사들을 이길 수 있도록 기적을 행하는 능력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선 자기를 온전히 내려놓고 영혼 살리는 일에 철저하게 헌신한 패트릭을 도구로 삼아 아일랜드를 복음의 땅으로 만들어 가셨습니다. 패트릭을 위협하던 주술사들이 예수님을 믿고 교회의 리더들이 되어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전역으로 흩어져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노예를 사고 팔던 풍습도 아일랜드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기적이 일어난 겁니다. 이후 아일랜드인들은 매년 3월 17일을 성 패트릭 데이로 정해 이 놀라운 복음의 사건을 지금까지도 축하하고 있습니다.

참제자가 지녀야 할 이 3가지 태도를 가슴에 품고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날마다 주님께 칭찬받는 참제자들이 다 되시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