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창조적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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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꽃과 채소를 심는 계절, 모종을 파는 너서리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집마다 꽃과 플랜트를 심고 동리를 아름답게 한다. 비만 오면 호미를 들고 나가 꽃을 심곤 하다가 과수원을 일군 아버지께 땅을 조금 달라고 하여 꽃밭을 만든 한 어린 소녀가 있다. 그는 전쟁으로 집을 잃고 피난하며 어떤 삶에나 적응함을 익혔다. 미국에서 처음 아파트에 살 때 윗층 창문에서 버려진 시들은 플랜트 하나를 보자 그것이 생명이라 우유통을 잘라 심다. 원더링 주 (방황하는 유대인)라는 것으로 강인하게 살고 뻗어나가는 잎과 꽃에서 하나님의 얼굴과 미소를 보며 삶의 힘과 지혜를 얻고 또한 버려지고 잊혀진 생명을 돌보는 목자의 심령을 키우다. 뉴욕에서 시카고로 올 때 이삿짐을 보내고 비행기를 탄 짐은 모두 플랜트들, 마중 나온 사람들이 놀란다. 이민생활 20여년에 시카고 근교에 조그만 집을 구입하고 보니 뒷 뜰은 가꾸어지지 않은 잔디 뿐이다. 그는 여기 어린 때 꿈꾸던 꽃밭 정원 그림을 그리다. 꽃이나 플랜트 나무 등의 모종을 여기 저기서 구하기도 하고 어느 단풍 나무 아래 어린 싹이 많이 나온 것을 보자 숟갈로 뜨다 옮기기도 하다. 그는 정원이 좋은 집들을 방문하고 정원 세미나, 리트릿에도 참석하여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가지다. 이제 뒷마당은 각종 나무가 작은 숲을 이루어 수양관 휴양지에 온 느낌을 주고 주변에 심은 채소는 바로 식탁에 오른다. 그의 창조적인 생각과 손길 덕분이다.

에티오피아 선교사로 초청 받아 병원의 의과대학 설립을 돕고 주의 제자 양육 사역을 하게 되다. 숙소 아파트 주변은 조경이 되지 않아 황량할 정도다. 미국 선교사 숙소를 방문하여 본 아름다운 정원이 가슴 속에 있던 꿈의 정원을 깨워 일으켰다. 직접 땅을 고르고 파고 돌을 옮기는 일을 관리하며 시간이 걸려 조이 가든 (기쁨 정원)을 이룩하다. 동료 봉사자 선교사들이 휴식과 파티를 즐기는 명소가 되다. 정원, 아름다움, 휴식이 함께 하나 저절로 되지 않은다. 창조적 생각과 손길에 땀이 어울려 이루어진다.

심은 나무나 플랜트 꽃은 물과 비료를 받아 자란다. 문제는 심지 않은 것이 나타난다. 잡초가 무성하게 올라오고 뻗어나 곧 정원을 모두 덮어 버린다. 정원을 아름답게 누리려면 조성 이상으로 관리가 필요하다. 잡초가 올라오지 못하게 하거나 올라오면 뽑아낸다. 살펴 보고 필요한 대처를 하는 것도 창조적 마음과 손길이다. 이런 창조성은 바로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하나님은 천지 만물을 보기에 좋도록 창조하시고 사람을 하나님의 정원 에덴 동산에 살게 하셨다. 아름다움 만족 감사 사랑 친밀 풍성함이었다. 여기 잡초가 올라오고 거짓 불만 원망 미움 분리가 일어나고 덮어 생명을 질식한다. 관리자 하나님은 햇빛과 우로를 주시고 또한 잡초를 제거하고 사람이 본래의 건강한 생명으로 살도록 선지자 제사장 등을 세워 주의 사람을 양육하다가 마지막 자기 아들의 생명을 바쳐 우리가 사는 길을 열어주셨다.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하나님의 창조적 사랑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하나님은 그 마음을 우리에게 심어주어 우리도 주와 같이 창조와 관리의 일에 기쁨으로 참여하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