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가 가져온 음악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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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희(인디애나 음대 반주과 객원교수)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클래식 음악계에는 지난 1년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점점 더 기계를 이용하고,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면서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들은 피아노 반주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 같은 때에 직접 반주자와 만나서 리허설을 하기에는 사실상 힘든 실정이다 보니 반주자들은 악기 연주자나 성악가들을 위해 반주 부분만을 따로 녹음한다. 반주자 혼자서 솔로 부분 없이 녹음을 하려다 보니 어색하기도 하고, 때로는 솔리스트가 원하는 박자와 달라서 여러 번 녹음을 해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다. 이런 불편한 상황을 줄이고자,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하여 악보 마디마다 원하는 템포를 지정해서 반주 녹음을 만든다. 솔리스트들이 원하는 박자에 맞춰 곡 전체를 한 마디 한 마디 메트로놈으로 템포를 정하면, 반주자는 그 템포에 맞춰서 녹음을 해서 솔리스트에게 보내는 식이다. 솔리스트는 반주자를 만나지 않고도 본인이 원하는 템포의 반주에 맞춰 연주를 할 수가 있다. 지난 1년간 유튜브에 반주 부분만을 녹음해서 올려 놓은 클래식 곡들이 꽤 많이 늘어 나서 이제는 반주자 없이도 연습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컴퓨터를 이용하여 템포를 빠르거나 느리게 할 수 있고, 심지어 음의 높낮이도 바꿀 수가 있다.

이제는 여럿이 하는 앙상블 연주도 만나지 않고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사람과의 만남이 불가피한 음악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한 공간에서 연주하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각 개인이 연주한 동영상을 합쳐서 마치 여러 사람이 한 장소에서 함께 연주한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대면이 불가피한 음악 레슨 조차도 이제는 온라인 강의가 보편화되었다. 온라인 레슨을 받으려는 사람들과 가르치려는 선생님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보니 이들을 서로 연결해 주는 앱이나 사이트들이 많이 생겨났다.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온라인 레슨이 이제는 평범한 일상이 되어 점점 더 늘어나고 발전하고 있다. 피아노 레슨의 경우 세 대의 카메라로 선생님의 얼굴, 손, 그리고 발을 각각 비추고 레슨을 한다. 학생들에게 말을 할 때에는 얼굴 카메라를 비추고, 손으로 시범을 보여야 할 때에는 손 카메라를, 페달에 대한 설명을 할 때에는 발을 비추면서 레슨을 한다. 온라인 레슨이 한참 시작했던 작년에만 해도 연결이 끊기거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문제들이 생겨났었다. 요즘에는 빠른 인터넷을 쓰고, 마이크와 헤드폰 그리고 더 나아가 앰프도 연결해서 소리가 깨끗하고 선명하게 잘 들릴 수 있는 최상의 환경에서 온라인 레슨이 가능해졌다.

공연장에 가기도 힘들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많은 유튜버 연주자들이 생겨났다. 음악가들이 공연장에서 연주하는 대신 자신의 연주를 유튜브에 올려서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연주자들은 요즘 같은 때 연주를 할 수 있고 작게 나마 수입이 생겨 좋고, 공연장에 가지 못하는 음악 애호가들은 좋은 연주를 감상할 수 있어서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아닌가 한다. 공연장에서 연주를 하더라도 관객없이 하거나 적은 수의 관객만 입장 가능하도록 하는 연주회들이 대부분이다. 관객없이 연주하는 공연은 라이브 스트림으로 집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얼마전 친구가 연주를 한다며 초대 링크를 보내준 적이 있다. 연주 시간에 맞춰 링크를 들어가서 연주를 감상하니 마치 공연장에서 감상하는 것처럼 음향이 훌륭했고 집에서 편히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은 유튜브 음악 감상을 해 봄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