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코로나19와 희생양 메카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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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희생양”이라는 책에서 프랑스 출신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르네 지라르(Rene Girard)는 희생양 메카니즘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지난 역사를 돌아 볼 때 모든 인간 사회는 자신들의 유지와 생존, 나아가 안정과 번영을 위해 사회 구성원들 중 일부를 희생양으로 삼아 왔습니다. 그 실례로 14세기경 중세 전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자 사람들은 재앙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유대인들이 우물과 강에 독약을 풀었다는 루머를 만들어 유대인들을 학살하게 됩니다. 이것이 희생양 메카니즘 입니다. 다수의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화와 분노, 또는 해결 될 수 없는 절망의 순간들을 분출할 대상을 필요로 했고 그럴 때 마다 사회적 희생양을 만들어 그것을 해소해 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또 다른 전염병, 코비드19라는 역사이래 가장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창궐이라는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번에도 인간의 모든 역사가 반복되듯이 희생양 메커니즘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이 바이러스의 시작이 아시아라는 이유만으로 동양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바이러스 사태로 나타난 현상 중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에서 보여진 기독교에 대한 반감의 문제입니다. 31번째 확진 환자가 신천지 교인인 것이 드러나면서 신천지 교회를 통한 집단적 확산으로 한국은 순식간에 코로나19로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물론 신천지교회의 비도덕적인 포교활동과 비상식적인 모습으로 인해 더욱 지탄을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 상황은 기존 기독교를 향한 반감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한국의 몇 시도에서는 행정명령을 통하여 교회의 예배를 강제로 규제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당시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교회를 클로즈 하는 문제로 한국 사회는 갑론을박 논쟁이 있었습니다. “현장 예배 금지는 종교 탄압이다.” “아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이웃을 위한 배려를 다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어서 온 민족이 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한 줄을 생각지 아니하는도다”(요 11:50) 이 말은 대제사장 가야바의 발언이었습니다. 지금 가야바는 매우 정치적인 차원의 말을 합니다. 로마의 지배아래 있는 유대의 입장에서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폭동이 일어나게 되면 로마의 큰 화를 사게 될 터이니 그러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이 한 사람, 예수를 죽여 이 민족으로 망하지 않게 하자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말속에는 르네 지라르가 설명하고 있는 희생양 메카니즘이 담겨져 있습니다. 유대민족의 안정이라는 명분아래 아무 죄 없는 예수그리스도를 한 명의 희생양으로 몰아 부치고 있습니다. 사실 희생양 메카니즘에는 유대인들이 행하던 희생 제물과 같은 개념이 담겨져 있습니다. 가야바는 대제사장이었습니다. 제사장은 사람을 대신하여 죽을 제물을 정하고 그것을 죽여 희생 제물을 삼는 사람이었습니다. 여기서 가야바는 산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희생양을 죽이는 전형적인 제사장의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는 희생양을 택하고 죽일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대제사장으로서 유대민족을 대신하여 죽을 희생양으로 예수를 죽일 것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것은 군중의 폭력성입니다. 평화로운 시절에 군중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런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갑작스러운 전염병으로 사회가 급변하게 되면 군중들은 변하게 됩니다. 그들의 두려움과 공포는 폭력성으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시작은 물건의 사재기입니다. 그리고도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폭동이 일어나는 것이고 마침내 희생양 메카니즘에 의해 그들의 폭력성을 해소할 희생양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가야바에 의해서 유대 민족의 평안과 안위를 위해 한 사람이 희생되어야 함이 결정되었을 때, 곧 예수 그리스도를 희생양으로 결정하는 순간 유대 군중은 폭도로 변하고 그들의 폭력성이 예수님께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갑니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희생양 메커니즘이 머지않아 참된 그리스도인들에게 닥쳐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세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고 환난에 넘겨지게 될 것이라(마 24:9) 말씀하셨습니다. 사도바울도 예수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들이 핍박을 받을 것이라(딤후 3:12)고 권면하셨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는 영적인 눈을 떠야 합니다. 코비드 19 사태로 말미암아 앞으로 변화되고 달라질 세상을 미리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일들을 말씀으로 조명하며 다가 올 마지막 시대를 준비하는 경건한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합니다.